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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여 소외자여 일어나라, 프란치스코 희망의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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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 "젊은이에 사랑과 희망의 복음"
세월호 유가족 따로 만나고 위안부 할머니 등도 미사 초청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한국에 온다.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 이후 25년 만에 이뤄지는 교황의 방한이자 역대 교황의 세 번째 방문이다.
교황이 한국을 찾는 종교적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그 하나가 윤지충 바오로를 비롯해 124인의 순교자를 성인의 전단계인 복자ㆍ복녀로 선포하는 시복미사 집전이다. 윤지충 바오로는 유교식 제사를 거부한 ‘진산사건’으로 참수형을 당한 한국 최초의 가톨릭 순교자다.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시복식에는 사제단과 전국 교구별로 참석이 확정된 신자 17만 여명 외에도 일반인 참관객 등 수십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하나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이다. 교황은 15일 대회가 열리는 대전으로 내려가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 강론하고 한국의 20대 청년 대표 및 홍보대사인 가수 보아 등 아시아 각국 청년 대표와 오찬을 함께 한다. 교황이 대륙에서 열리는 가톨릭 청년행사에 참석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교황은 방한에 앞서 8일 촬영한 영상을 통해 “젊은이들은 미래를 향한 희망과 에너지를 가져오는 이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도덕적이고 영적인 위기의 희생자들이기도 하다”며 “그들에게 우리를 구원할 유일한 이름인 ‘주님이신 예수’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랑과 희망의 복음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는 기쁨으로 저는 여러분에게 간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방한이 종교적인 의미에 국한하는 건 아니다. 역대 교황과는 다른 면모 때문이다. 그는 마피아와 전쟁을 선포하고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등 사회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내왔고 또 행동에 옮겼다. 노숙자를 생일 아침 교황청으로 초대하는 등 가난한 이웃과 함께 하는 행보도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방한 중 그가 남길 메시지가 기대되는 건 그래서다. 교황은 특히 유례없는 비극을 겪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과 생존 학생을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때 따로 만나기로 했다.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선포할 메시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미사에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 쌍용차 해고 노동자, 용산참사 유가족,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이 초청됐다. 교황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또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국가정책 피해자들에게 어떤 말을 할지 기대된다.
교황청 대변인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7일 기자회견에서 “문화, 노동, 세속화, 물질주의, 신앙 등 한국이나 아시아의 많은 젊은이들이 겪는 문제 그리고 한국과 아시아의 문제들에 대해 교황이 적절한 답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바티칸 시국의 원수로서 방한 첫날 박근혜 대통령도 만난다. 박 대통령은 종교가 없지만 가톨릭과는 여러 인연이 있다. 1965년 천주교재단 학교 성심여중을 다니며 율리아나라는 세례명을 받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속한 예수회 대학인 서강대를 졸업했다. 대통령은 14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직접 가 교황을 영접하고 이어 청와대에서 공식 환영행사를 열어 교황을 맞이할 예정이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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