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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수수 의혹 판사, 사채왕 측근과 접촉… 본보, 구치소 녹취록 확보

입력
2014.05.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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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본보가 입수한 ‘명동 사채왕’ 최모(60ㆍ구속기소)씨의 구치소 접견 녹취록에는 최씨가 수원지법 A판사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음을 드러내는 대화 내용이 다수 나온다.

최씨가 A판사의 작은 아버지인 B씨나 자신의 가족에게 “A판사를 접촉해서 수감 중인 나를 위해 신경을 써달라고 전해달라”고 요청하면, 이들은 다음 접견 때 A판사의 메시지를 최씨에게 전달했다. A판사는 최씨의 친형을 ‘형님’이라고 부르고 아들을 언급할 때도 실명을 대는 등 친근감 있는 호칭을 사용했다. A판사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씨의 가족을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녹취록을 분석해 보면 여려 차례 접촉한 정황이 나온다.

최씨의 녹취록 중 A판사와 관련한 부분을 발췌해 정리했다. 최씨는 2012년 4월 4일 구속기소됐으며 공갈과 협박, 마약, 사기, 무고교사, 위증교사, 주금 가장납입, 변호사법 위반, 탈세 등 20여가지 혐의로 2년째 재판을 받고 있다.

◇2012년 4월 7일

최씨가 B씨에게 “아저씨 꼭 좀 부탁해요. 알아볼 수 있을까, 거기(A판사 지칭)에서. 이번에 꼭 보석으로 나가야 돼.”

◇4월 9일

최씨가 친형에게 “아저씨(B씨)한테 특별면회 좀 부탁하세요. 그 쪽(A판사)에서 부탁하면 돼요. 그거는 될 거예요.”

◇4월 28일

B씨가 최씨에게 “○○(A판사 실명)가 건강 잘 지키라고 (전하래)”

◇5월 15일

최씨 “아재, 저기 안부 좀 전해 주시고. 거기서 이야기 좀 한번 해주라고 하세요. ○○(A판사 실명)한테 한번 이야기 좀 해줘요.”

B씨 “그래요. ○○(A판사 실명)도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

최씨 “진짜 부탁해요. 아재, 진짜 한번만 살려 주세요.”

◇2013년 1월 9일

B씨 “○○(A판사 실명)가 건강 잘 챙기라고 (전하래)”

최씨 “아재, 별일 없으시죠? 거기(A판사)는 그대로 있어요? 발령 안 나요?”

B씨 “올해 2월에 날 거야. 아까 형수하고 ○○(A판사 실명)하고 통화했어. 하여간 건강 잘 지키라고 이야기하더라고.”

최씨 “조금만 알아봐 주세요.”

B씨 “그래요. 여러 가지로 하고 있으니까.”

◇2월 27일

최씨 아들 “성경책 준 삼촌(A판사) 있잖아. 수원으로 갔어요.”

최씨 “(매우 기뻐하며)부탁한다고 그래. 삼촌한테 찾아가 봐. 축하한다고 해. 난이라도 보내. 잘 됐다.”

◇3월 6일

최씨가 지인에게 “아저씨(B씨)한테 이야기 좀 해줘요. 이번에 신경 좀 써달라고. 변호사 문제 아저씨한테 이야기 좀 해줘요. 수원(A판사)이라니까. 믿을 사람이 없으니까.”

◇3월 11일

최씨 친형 “어제 수원 삼촌(A판사)이 ***씨 잘 다독거리면서 끌고 가야한대. 본보기가 될 수 있대. 잘못 내치면.”

최씨 “아저씨(B씨)가 다른 사람은 선임하지 말래요?”

친형 “△△△(모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만나는 것도 괜찮다. 수원(A판사)이 하는 소리가. △△△한테 죄가 있다 없다 말하지 말고 알아서 재판 받게 할 수 있게만 해달라고 하라고.”

◇3월 15일

최씨 친형이 최씨에게 “○○(A판사 실명)는 그런 이야기야. ***하고 ***한테 힘을 많이 실어주라고. 거기를 붙들고 사정을 하라고.”

◇3월 21일

지인이 최씨에게 “수원(A판사)도 △△△이 낫다고 해서 다른 변호사를 넣어서 접선을 했어.”

◇3월 23일

최씨 “수원 삼촌(A판사)이 뭐라고 안 해?”

최씨 아들 “그 때 만나고 나서 못 만났어요.”

최씨 “빨리빨리 연락해서 아빠가 △△△ 선임했으면 좋겠다고 해.”

◇3월 25일

최씨가 지인에게 “***변호사가 신문에 나왔으니까 형님한테 전화하라고 해. 수원에 있는 사람(A판사)이랑 신문 난 사람이랑 같은 검사 출신이니까 전화해서 (선임을) 알아보라고 해.”

◇3월 27일

최씨가 지인에게 “수원(A판사)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 선임 안 하는 이유가 뭐야. 그리고 ***변호사 그 사람이 이 사건을 알고 있어. 검사 하다가 판사로 갔어. 수원이랑 동기야. 지금이라도 수원에 전화해서 ***변호사하고 아니까.”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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