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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공비 침투­소탕작전 어떻게 되나

입력
1996.09.24 00:00

◎장기화 조짐 “사살”로 작전 변경/아군·민간희생에 “조기섬멸”로/“생포 실익 없다” 군측 판단한듯무장공비 잔당 5명에 대한 수색작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군의 작전에 대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밤 작전의 결과, 군장병 2명이 중상을 입고 민간인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이같은 문제점이 더욱 부각 되고 있다.

먼저 지적되는게 야간 전투의 문제점이다.

야간 작전은 아군끼리의 오인사격 등을 우려, 섣불리 전개하지 않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22일 밤에는 조명탄이 터지고 폭발음까지 들리는 등 더욱 격렬한 야간전투가 벌어졌다. 군용기를 이용한 대대적인 조명탄 투하로 강릉시내까지 대낮처럼 밝았지만 투하지점에 어떠한 상황이 있었는지 아무 설명이 없다. 이 바람에 강릉시민들은 한때 시내에 까지 공비가 침투된 것 아니냐는 소문에 휩싸여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지금의 작전이 생포위주로 전개되고 있지 않다는게 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생포위주」에서 「사살위주」로 작전이 변경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군장병 및 민간인 희생과 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군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군이 사살위주의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움직임은 생포위주의 작전을 지속할 경우 작전이 장기화됨은 물론 군의 피해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쉽게 감지된다.

실제로 지난 21일께 이미 군 최고수뇌부로부터 『남은 공비들을 생포할 필요없이 전원 사살, 작전을 조기에 마무리하라』는 지시가 현장에 하달됐음이 확인되고 있다.

군은 당초 이광수 외에 추가 생존자를 확보, 대질신문을 통해 정확한 침투목적과 인원 등을 밝혀내려 했다. 이에따라 이광수의 육성녹음 방송을 비롯, 자수를 권유하는 전단을 무차별 살포하는 등 회유·선무공작에 주력했다.

그러나 작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더이상 생포자로부터 얻을 실익이 없어졌다는 판단이 군수뇌부에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생포자가 더 정확하고 유익한 정보를 줄 수도 있겠지만 자칫 『침투인원이 26명보다 더 있다』라든지 『그전에도 이미 수차례 침투했었다』는 등 군과 정부에 불리한 진술을 할 수도 있다는 점도 감안됐을 것이다.

그리고 공비들은 고도의 훈련을 받아 생포하기 힘들 뿐더러 여차하면 자살하도록 세뇌돼 있다.

합참 고위관계자는 『작전을 하는 군으로서는 하루빨리 이들을 섬멸하는 것이 중요할 뿐 그 침투목적이나 소속과 같은 문제는 우선순위상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군이 작전에 임하면서 현장에 대한 민간인 출입통제 등을 제대로 했느냐 하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사망한 안상영씨가 살고 있던 구정리 주민들에 의하면 작전이 시작된뒤 거의 매일 송이버섯을 캐러 다녔으나 군경의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민이라고 신분확인만 되면 작전지역에 출입을 허용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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