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이 징용 피해자” 70대 남 일본대사관서 차량 방화로 사망

입력
2019.07.19 07:48
수정
2019.07.19 19:04
6면

19일 오전 3시 24분쯤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이 입주한 건물 주차장 입구에 세워진 차량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차 안에 있던 70대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서울 종로소방서 제공
19일 오전 3시 24분쯤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이 입주한 건물 주차장 입구에 세워진 차량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차 안에 있던 70대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서울 종로소방서 제공

70대 남성이 ‘일본에 대한 반감’을 이유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차량에 불을 질러 숨졌다.

19일 서울 종로경찰서와 종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24분쯤 김모(78)씨가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이 입주한 트윈트리타워 주차장 입구에 전날 친구에게 빌린 카니발 승용차를 세워 놓고 불을 질렀다.

소방당국은 “폭발음과 함께 차에 불이 붙었다”는 119신고를 받고 출동해 10분 만에 불길을 잡았지만 차 안에 있던 김씨는 가슴과 얼굴 등 상반신에 2도 화상을 입었고 낮 12시 57분쯤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차 안에서는 20ℓ 휘발유 두 통과 휴대용 부탄가스 용기 20여 개 등 인화성 물질이 발견됐다. 유서는 없었다.

19일 오전 3시 24분쯤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이 입주한 건물 앞에 세워진 차량에서 불이나 70대 남성 1명이 숨졌다. 서울 종로소방서 제공
19일 오전 3시 24분쯤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이 입주한 건물 앞에 세워진 차량에서 불이나 70대 남성 1명이 숨졌다. 서울 종로소방서 제공

경찰은 일본대사관에 가기 전 김씨가 지인과 “일본에 대한 반감으로 범행한다”는 내용의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조사했다. 가족들로부터는 김씨 장인이 일제에 의해 징용을 갔다 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불만을 품고 김씨가 분신했을 가능성을 포함해 정확한 차량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폐쇄회로(CC)TV와 건물 관계자 등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동기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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