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25서 스타트업 블루시그넘의 AI 상담사 '라임' 써보니

'라임'의 AI 챗봇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면(왼쪽 사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간단한 방안을 '퀘스트 카드' 형태로 제시해 준다(오른쪽). 라임 앱 화면 캡처
"요즘 마음에 어떤 생각이나 부담이 있으신지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어떤 일로 스트레스를 느끼고 계신가요?"
흔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애플리케이션(앱)이겠거니 했다. "쉽게 피로해지는 게 제일 문제"라고 했더니 "쉽게 피로해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느끼시는군요"라고 답했다. 입력한 말을 한 번씩 반복해서 받아 주는 것을 보니 평범한 봇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라임'과 몇 번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날 선 마음이 무장해제됐다. "평소 휴식은 어떻게 취하시나요?" 쉬는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었다는 걸 깨닫게 됐다.
나름대로 이런저런 '해법'을 제시하던 AI가 던진 "하루 15분만이라도 '마음 휴가'를 만들어보라"는 제안이 마음에 들었다. 짧은 상담을 마무리하니, 대화를 통해 입력한 내용을 근거로 만든 '스트레스 보고서'가 나왔다. 스트레스를 내부와 외부 요인으로 구분하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전략 카드'까지 내놨다.
정신 건강 관리용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블루시그넘이 2월 출시한 스트레스 관리 앱 라임을 들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전시에 참가했다. 전시장에서 직접 체험해 본 테스트용 앱은 GPT를 바탕으로 한 AI 챗봇이 사람처럼 이용자에게 공감하면서 스트레스 해소에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끌어내도록 짜여 있었다.
블루시그넘 관계자는 "상대방 감정에 동조하고 맞장구치는 일상적 공감이 아닌 상대가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를 이해하고 이를 언어로 반영해 표현해 주는 인지적 공감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자체적으로 만든 상담 모범 사례 데이터셋을 활용해 AI를 공부시키고 사용자가 쓰는 말의 행간을 파악해 사용자가 얼마나 '와우' 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과거 입력한 내용 기억해 맞춤형 상담하고, 그래프로 스트레스 추적

정신 건강 관리용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블루시그넘의 스트레스 관리 앱 '라임' 화면 캡처.
10분 정도 걸린 상담 결과로 나온 자료는 '스트레스 보고서'로 정리된다. 32가지 범주로 짜인 스트레스 관리 전략과 이를 실천할 세부 방안도 알려준다. 이용자 기록은 라임에 장기 기억으로 남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상담을 할 수 있다. 4월에는 일상 대화나 상담 데이터가 쌓이면 스트레스의 변화를 그래프로 볼 수 있는 '트렌드' 기능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개인 데이터는 학습에 쓰이거나 외부로 공유되지 않지만 원할 경우에만 전문가에게 보낼 수 있는 기능도 곧 나온다.
블루시그넘은 앞서 매일매일의 기분을 간단히 기록할 수 있는 '하루콩'과 감정 기록에 따라 심리 상담 콘텐츠를 추천하는 '무디'란 앱을 내놓았다. 라임은 무디에 AI 챗봇을 도입해 자연스럽게 감정을 이끌어 내는 업그레이드판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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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속 AI 챗봇과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무료지만 많은 AI 챗봇이 그렇듯이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대화 횟수가 제한된다. 4월 유료 서비스를 도입해 월 1만8,000원으로 구독하면 대화가 무제한으로 풀리고 특별한 분석 세션을 이용할 수 있다. 출시 초기엔 미국 시장에 집중하며 기업인·법률가·의사·금융인 등 스트레스가 높은 직군을 공략할 예정이다. 개인용 서비스로 성과가 어느 정도 보이면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블루시그넘 관계자는 "AI 정신 건강 분야에서 가장 많은 유저를 확보한 1위 서비스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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