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미술관서 다채로운 전시 열려
민속박물관 '만사형통' '꼭두' 전시 눈길
올해 설 연휴(25~30일)에도 문 여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많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설 당일인 29일 서울관만 휴관하고 과천관, 덕수궁관, 그리고 청주관은 연휴 내내 정상 운영한다. 서울시립미술관도 서소문관, 남서울미술관, 북서울미술관 등이 연휴 6일간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 중에는 연휴 이후 폐막을 앞둔 경우가 많다. 굵직한 전시를 챙겨볼 귀한 기회다.
국현 '수묵별미'전...中 국보급 회화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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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오빙슝의 ‘자조’.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국현이 중국 국가미술관인 중국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수묵별미'전(2월 26일까지)이 열리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근현대 수묵채색화 148점을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다. 중국에서도 보기 힘든 국가지정 '1급' 작품이 포함됐다. 국가가 지정한 '문물급' 작품 30여 점과 함께 국현이 소장한 한국화 작품도 소개된다. 전시가 끝나면 함께 중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각 나라 수묵화의 개성을 비교해서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과천관에서는 2000년 이후 한국 현대건축과 주거문화를 조망하는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전이 열리고 있다. 승효상·조민석·조병수·최욱 등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30명(팀)이 참여해 58채 주택 사례를 통해 건축의 역할과 미학적 가치를 전한다. 전시는 '개인과 사회·장소·시간'을 주제로 도시 속 주거 방식과 삶의 형식을 조명하며 풍부한 자료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지난해 7월 시작한 전시로, 폐막(2월 2일) 전 관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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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미술가 2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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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몸 컴플렉스’(2024).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에서는 미국에 기반을 두고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성환 작가의 개인전 'Ua a‘o ‘ia ‘o ia e ia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가 3월 3일까지 열린다. 시립미술관이 동시대 한국미술 대표 작가 연례전의 일환으로 기획한 전시로, 작가의 첫 국내 국공립미술관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김 작가가 2017년부터 천착해 온 다중 연구 연작 '표해록'(A Record of Drifting Across the Sea)을 중심으로 디자인, 평면, 설치, 영상 등 특유의 시각 언어를 담은 다채로운 신작을 선보인다. 표해록은 20세기 초 구조선에서 하와이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태평양을 횡단한 많은 초기 이민자의 서사를 광범위하게 탐구한 프로젝트이다.
국내 구상회화 대가인 박광진 작가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한 특별전도 서소문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박 작가의 대표작과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등 117점을 선별해 '탐색-인물, 정물, 풍경' '풍경의 발견' '사계의 빛' '자연의 소리' 등 4가지 주제에 맞춰 구성했다. 한국 구상미술의 새 지평을 여는 데 기여한 이봉상, 손응성, 박수근 화백 등의 영향을 받으며 한국적 풍경화의 가능성을 모색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다음 달 9일까지.
민속박물관에서 즐기는 '푸른 뱀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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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지키는 열두 수호신 가운데 여섯 번째 뱀신.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국립민속박물관은 모든 일이 잘되면 좋겠다는 기원을 담은 사자성어 '만사형통(萬事亨通)'에 '뱀(巳)'의 이미지를 접목해 특별전 '만사형통(萬巳亨通)'을 열고 있다. 뱀에 대한 인간의 복합적인 인식을 두루 살펴 전 세계의 뱀 관련 민속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다. 한국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아프리카 바가족의 신줏단지와 스리랑카 지역의 뱀 조각 가면, 멕시코 아스테카 문명의 캘린더 스톤 등 각국의 뱀 관련 민속 유물을 망라했다.
같은 박물관에서 열리는 '영원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 꼭두' 기증 특별전도 함께 볼 만하다. 김옥랑 꼭두박물관장이 지난해 기증한 꼭두 1,100여 점 중 250여 점을 엄선했다. 망자를 대신해 짐이나 부채, 우산을 들어주는 등 시중을 들거나 음악과 춤, 재주넘기로 분위기를 띄우는 꼭두 작품이 하나하나 탄성을 자아낸다. 전시에는 실제 꼭두가 꽂힌 상여가 나와 실감을 더한다. 두 전시는 3월 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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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 기증 특별전 전경.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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