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영업이익 8조 원 전망
3분기 이어 역대 최대 실적 낼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4년 8월 5일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함께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HBM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23일 SK하이닉스의 2024년 4분기(10~12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직전 3분기(7~9월)에 창사 이래 최고인 7조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이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기대다. 8일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4분기 전체 영업이익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8조210억 원이다. 1년 전(3조5,941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매출액 전망치 평균은 19조7,001억 원으로 1년 전(14조8,402억 원)보다 30% 이상 늘었다.
호실적의 배경은 AI 수요 증가에 있다. 범용 메모리 가격의 경우 중국의 저가 공세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지만 AI 수요가 탄탄하게 이어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수익 제품에 집중한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이다. 상당수 증권사는 4분기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 중 HBM의 비중이 40% 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DS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HBM 매출 비중은 4분기 D램 내 42%까지 증가할 전망"이라며 "2024년 연간으로는 전사 매출 비중의 20%, D램 내 매출 비중의 30%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IBK증권 역시 SK하이닉스의 2023년 1분기(1~3월) D램 매출 중 HBM 비중이 7%에 그쳤지만, 2023년 4분기 16%로 올라선 후 2024년 1분기 17%, 2분기 20%, 3분기 31%, 4분기 41%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SK하이닉스 HBM의 영업이익률은 50%가 넘는다.
계절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은 다소 꺾일 듯

그래픽=송정근 기자
SK하이닉스는 유례없는 시장 침체를 겪은 2023년에도 AI데이터센터(AIDC)에 필요한 HBM,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모듈, 기업용 SSD(eSSD)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삼성전자보다 빠르게 흑자 전환했다. 2023년 4분기 3,4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분기 2조8,860억 원, 2분기 5조4,685억 원, 3분기 7조300억 원 등 흑자 규모를 늘렸다.
반면 이달 초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2024년 4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 원에 그쳤다. 시장 전망치 7조9,705억 원을 한참 밑도는 수준으로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3조 원이 안 될 것이라고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두 회사의 희비를 가른 건 AI반도체로 삼성전자는 5세대 HBM(HBM3E)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다만 올해 1분기(1~3월)의 경우 계절적 요인 등으로 SK하이닉스의 실적이 4분기에서 한풀 꺾일 것이라고 시장을 내다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1분기 HBM3E의 판매 확대가 예상되지만 시장 수요 부진과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 영향으로 매출액,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엔비디아 블랙웰의 서버에 품질 이슈가 발생돼 상반기 판매 지연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호퍼 수요도 이전 분기와 비교해 하락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HBM 실적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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