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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키스한 엄마들"… 가자지구, 휴전 소식에 안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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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엉엉 울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 7일 전쟁 발발 후 15개월간 이어진 이스라엘군의 폭격과 포격에 불안해하던 이들의 억압된 감정이 한순간에 폭발한 겁니다. 가자 중부 데이르알발라 병원 근처 텐트에서 생활하던 엄마들은 아이를 꼭 껴안은 채 입을 맞췄습니다. 많은 사람이 '살아남았다'며 신에게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15일 저녁(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중동권 알자지라방송 기자는 가자 중부 주민들의 반응을 이렇게 보도했다. 미국 CNN방송 등 다른 외신들도 가자지구에 비로소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안도감이 넘쳤다고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6주간 무력 충돌을 멈춘 사이 이스라엘군 병력 점진적 철수 및 하마스의 단계적인 인질 석방을 진행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영구적 휴전을 논의한다'는 내용의 '3단계 휴전안'에 합의했다.
가자지구 밤거리는 총성·포성 대신 환희로 가득 찼다. 데이르알발라 주민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박수 치고 소리를 질렀다. 한 남성이 두 개의 북으로 구성된 타악기를 두드리며 행진하자 군중이 휘파람을 불며 호응하는 모습도 가자 남부 칸유니스에서 연출됐다. 난민 알라 아부 카르시는 "휴전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 못했기에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1단계 휴전 기간 중 이스라엘이 가자 북부로의 팔레스타인 주민 귀환을 허용하기로 한 만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와 기쁨도 엿보였다. 가자 북부 베이트하눈이 고향인 엄 모하메드(66)는 "휴전이 발효되는 대로 고향에 돌아가 땅에 키스할 것"이라며 "전쟁에서 깨달은 것은 집, 조국, 아이들이 내가 가진 전부라는 것"이라고 했다. 모하메드는 자녀 10명 중 2명을 이번 전쟁에서 잃었다.
그러나 불안과 절망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휴전이 돌연 중단될지 모르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에서 과거의 삶을 되찾기도 어려워서다. 데이르알발라에 사는 모하메드 아부 라이(47)는 "모든 게 완전히 파괴된 가자에 계속 머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집트로 통하는 국경이 열리면 가자를 떠나겠다'고 마음먹은 이들도 많다고 한다. 전쟁이 멈춘 뒤 본격 조사에 나서면 사망자 수가 현재까지 공식 집계된 수치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염려하는 이들 역시 적지 않다.
또 다른 전쟁 피해자인 이스라엘인 인질 가족들도 이번 휴전을 환영했다. 인질 가족으로 구성된 인질포럼은 성명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재회할 순간이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인질의 안전한 귀환 및 치료를 위한 체계를 마련해 둔 상태다. 다만 일부 인질 가족들은 여전히 '단계적 인질 석방을 수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휴전 기간 중 이집트를 통해 가자지구로 인도적 지원 물자가 반입되는 만큼, 가자와 국경을 맞댄 이집트 라파도 분주해졌다. 이집트 보안 소식통은 "이스라엘 등과 라파 국경검문소 개방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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