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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질주' 노팅엄에 무슨 일이...하위권은 옛말, 이젠 우승 경쟁 팀으로

입력
2025.01.15 17:32
수정
2025.01.1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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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엄 포레스트의 크리스 우드가 15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 더시티그라운드에서 열린 EPL 21라운드 리버풀과 홈경기에서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노팅엄 포레스트의 크리스 우드가 15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 더시티그라운드에서 열린 EPL 21라운드 리버풀과 홈경기에서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노팅엄 포레스트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이 올 시즌 2위까지 오르며 우승 경쟁을 펼치는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노팅엄은 15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 더시티그라운드에서 열린 EPL 21라운드 리버풀과 홈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근 7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간 노팅엄으로선 승점 3을 챙기지 못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현재 선두(승점 47·14승 5무 1패) 리버풀을 상대로 무난한 결과라고 볼 수 있지만 속 모르는 소리다. 리버풀이 가지고 있는 1패가 바로 노팅엄이 안긴 것으로, 지난해 9월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가진 4라운드에서 리버풀에 아픔을 줬다. 당시 리버풀을 상대로 55년 만의 원정승리는 물론이고, 새로 부임한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의 무실점 연승 행진을 마감시킨 일대 '사건'이었다.

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깜짝 승리'로 끝날 것 같던 노팅엄의 행보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2 승리를 거둔 후 7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현재(15일 기준) 리버풀에 이어 2위(승점 41)에 올라 있다. 3위는 한 경기를 덜 치른 아스널(승점 40), 4위가 첼시(승점 37)다. 자연스럽게 우승 경쟁을 하는 상위팀에 랭크돼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에도 노팅엄은 '타도 리버풀'을 외치며 몰아붙였다. 전반 8분 만에 크리스 우드의 선제골이 터지며 승기를 잡았다. 후반 초까지 노팅엄이 1골로 잘 버텼지만, 후반 20분 이브라히마 코나테 대신 교체 투입된 디에고 조타가 들어온 지 1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노팅엄은 3위 아스널과 승점을 더 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지만, 향후 '꼴찌' 사우샘프턴(19일), 7위 본머스(26일), 11위 브라이턴(2월 1일)을 상대로 승점을 보탤 가능성은 충분하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가운데) 노팅엄 포레스트 감독이 15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 더시티그라운드에서 열린 EPL 21라운드 리버풀과 홈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그라운드를 떠나며 관중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EPA 연합뉴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가운데) 노팅엄 포레스트 감독이 15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 더시티그라운드에서 열린 EPL 21라운드 리버풀과 홈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그라운드를 떠나며 관중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사실 노팅엄은 EPL 하위권에 머물던 팀이다. 2021~22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해 23년 만에 EPL에 복귀한 뒤 2022~23시즌 16위, 지난 시즌엔 가까스로 강등권을 벗어나 17위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축구통계매체 옵타는 노팅엄이 우승할 확률은 0%, 리그 2위를 차지할 확률 역시 0.7%에 불과하다고 예측했을 정도다.

그러나 변화의 중심엔 탄탄한 수비진이 있다. 지난해 12월 사우디리그에서 EPL로 복귀한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기본적으로 4-2-3-1 포메이션을 토대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표방한다. 센터백인 니콜라 밀렌코비치와 무리요의 호흡이 물이 오르며, 현재 EPL 클리어런스(걷어내기) 621회로 1위다. 둘의 '빗장수비'는 이번 리버풀의 전반 9개의 슈팅을 완벽하게 처리했고, 볼 점유율 30%, 코너킥 0회에도 불구하고 노팅엄의 실리축구를 가능케 한 원동력이다.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크리스 우드도 역습이 통하면서 13골(공동 4위)로 득점왕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골키퍼 마츠 셀스가 15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 더시티그라운드에서 열린 EPL 21라운드 리버풀과 홈경기에서 후반 무함마드 살라흐의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AFP 연합뉴스

골키퍼 마츠 셀스가 15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 더시티그라운드에서 열린 EPL 21라운드 리버풀과 홈경기에서 후반 무함마드 살라흐의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AFP 연합뉴스

골키퍼 마츠 셀스의 '선방쇼'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2월 스트라스부르(프랑스)에서 500만 파운드(약 90억 원)로 싸게 영입한 셀스는 현재 EPL 클린시트(무실점 경기) 9회로 1위에 올라 있다. 이날 리버풀전에서도 후반 32분과 후반 41분 조타와 무함마드 살라흐의 슛을 선방하며 패배를 막았다. 이렇듯 셀스와 무리요, 밀렌코비치, 네코 윌리엄스 등의 수비진은 '몸값'만 따져도 5,000만 파운드(약 890억 원)를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엄청난 효율을 보고 있는 셈이다.

노팅엄의 질주는 2015~16시즌 동화를 쓴 레스터시티와 비교되고 있다. 당시 레스터시티는 20라운드까지 승점 40점을 쌓았고, 노팅엄도 똑같은 길을 가고 있어서다. 영국 BBC에 따르면 레스터시티는 우승 확률 5,000분의 1의 기적을 완성하고 우승한 바 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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