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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커지는 '금리 동결' 압박...한은 고심 깊어진다

입력
2025.01.14 17: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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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결정할 한은 금통위 이틀 앞으로
'고환율 부담' 전문가 60% "금리 동결" 예측
"성장 둔화가 더 심각" 금리 인하 목소리도 커
한은 "추경해도 인플레 자극 가능성 낮다"

설날을 보름 앞둔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 시중은행에 공급될 5만 원권이 쌓여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설날을 보름 앞둔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 시중은행에 공급될 5만 원권이 쌓여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원·달러 환율에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이틀 앞둔 14일, 환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1,460원대를 유지했다. 고환율 압박이 해소되지 못한 채로 저성장 경고음까지 들려 한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고환율 지속되자... 전문가 전망 '금리 동결'로 기울어

채권 전문가들의 전망은 동결로 살짝 기울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0%가 1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나머지 40%는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동결 예측에 조금 더 힘이 실리는 가장 큰 이유는 고환율이다. 강달러 흐름 속에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올해 상반기에 원화 가치가 회복될 계기점이 보이질 않는다. 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는 멈췄으나 평균 환율은 1,463.8원으로 1,500원 선을 계속 위협하고 있다. 직전 금통위 회의(11월)가 있었던 11월 평균 환율(1,393.38원)은 현재보다 70.48원 낮았는데도, 당시 금통위원 2명이 환율을 우려해 동결을 주장했었다. 환율이 물가 안정을 흔들 위험이 더 커진 만큼 동결 의견에도 힘이 더 실린다.

신영증권은 기존 '인하'를 전망했던 의견을 동결로 바꿨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20일)과 미국 기준금리 결정(28일) 이후 상황을 점검한 후 2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다시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도 동결 확률을 높게 봤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책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10, 11월 인하의 시차를 감안하면 금리 인하 효과를 확인하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장 둔화 우려도 커져... 한은, '적극재정' 필요성 강조

다만 성장 둔화에 초점을 두고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물가와 환율 상승 우려가 있긴 하나 그 폭이 제한적이라 경기 부양부터 신경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물가는 목표치를 밑돌고, 성장은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에 "정국 혼란으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졌다"고 인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우리 정부는 올해 잠재성장률을 1.8%로 내다봤고,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평균 1.7%까지 낮춰 잡은 상황이다. 재정 정책과 발맞추는 차원에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은은 적극적 재정 정책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날도 "경기 둔화에 대응하는 정도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은 작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의 추경 규모가 얼마인지'를 묻는 질의에 "일률적 규모를 제시하기 어렵다"면서도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한은은 "최근 물가가 안정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잠재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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