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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림 방심위원장 연봉 10%만 삭감...직원들 "물러나라" 퇴진 요구 계속

입력
2025.01.13 18:20
수정
2025.01.1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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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30%·국회 26% 삭감 요구에도
류 위원장, 자신이 주장한 10% 삭감 의결
민주당 의원들 "삭감분으로 직원 처우 개선"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해 9월 30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내 방심위 대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해 9월 30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내 방심위 대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결국 자신의 연봉을 10%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제시한 삭감안(25.6%)의 절반도 안 되는 비율만 삭감한 것으로, 방심위 구성원들은 류 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류 위원장은 1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방심위 대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자신과 사무총장의 연봉 10% 삭감안을 의결했다. 이날 상정된 3가지 방안은 ①위원장 연봉 3% 인상 ②10% 삭감 ③33% 삭감 세 가지였는데, 류 위원장이 주장해 온 10% 삭감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국회 과방위의 부대의견에 따라 위원장 연봉 30% 삭감을 요구해 왔다. 앞서 과방위는 방심위의 올해 예산을 37억 원 삭감하면서 국무총리급인 류 위원장 연봉(1억9,538만 원)을 차관급(1억4,537만 원)으로 조정해 평직원 처우 개선에 쓰라는 부대의견을 냈다. 하지만 류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며 사무실 2개 층 임대 반납 등으로 예산 부족에 대응하려 하자 방심위 사무처 보직 간부 40명 중 33명(82.5%)이 보직 사퇴서를 내며 항의했다.

13일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류희림 방심위원장과 면담한 후 노조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13일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류희림 방심위원장과 면담한 후 노조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김현 간사, 정동영·김우영·노종면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과방위원 5명도 이날 방심위를 찾아 류 위원장에게 연봉 삭감분을 직원 처우 개선에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방심위지부 조합원들은 이날 비상 총회를 열고 류 위원장 연봉 30% 삭감과 사퇴를 촉구하는 등 직원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직원들이 류 위원장 집무실 앞 복도에서 벌인 농성을 둘러싼 갈등도 불거졌다. 류 위원장은 지난 10일 직원들이 자신의 집무실 앞 복도에서 4시간가량 농성을 벌인 것에 대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의 통행을 다중의 위력으로 물리적으로 가로막았다”며 “불법적인 행위로 인해 위원장실에 2시간 가까이 갇힌 셈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의 농성이 “성실의무 위반과 불법적 쟁의행위에 해당되는지 따져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방심위지부는 즉각 반박했다. 김준희 방심위지부장은 입장문을 내 "10일 노조는 단체협약에 따라 사전에 조합원 총회 시간과 장소를 사측에 통보했고 공용 공간에서 적법하게 총회를 진행했다"며 "직원들은 류희림씨의 통행을 방해한 적이 없으며 어떤 물리적 충돌 없이 자리를 지켰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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