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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오른쪽도 잘한 거 없지만 왼쪽은 잘했냐는 얘기...정치나 똑바로 하라"

입력
2025.01.13 07:00
수정
2025.01.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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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저녁 은퇴 투어 마지막 공연서 다시 정치인들 비판
"오른쪽도 별로 잘한 건 없어, 그렇지만 왼쪽은 잘했나"
"나 보고 뭐라 하는 정치인들,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하라"

가수 나훈아. 예아라·예소리 제공

가수 나훈아. 예아라·예소리 제공

가수 나훈아가 음악 인생 마지막 무대인 12일 저녁 은퇴 공연에서 또다시 정치인들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은퇴 콘서트 투어의 종착지인 서울 사흘 공연의 첫 무대였던 10일 발언에 대해 정치인들이 비판을 쏟아내자 즉각 반박에 나선 것이다. 당시 그는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는데 (왼쪽) 니는 잘했나”라면서 여야 국회의원들을 동시에 꾸짖었다.

이날 저녁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라스트 콘서트 – 고마웠습니다’ 마지막 공연에서 그는 후반부 ‘공’을 부르던 중 다시 한번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여당과 야당 국회의원들을 비판했다. 야당을 집중적으로 꼬집었던 첫날과 달리 이번엔 여당도 잘한 건 없다고 했다.

“첫날 제가 뭐라고 했더니 또 시끄럽습니다. 야당 국회의원이 입 다물라 뭐라 그래 싸더라고요. 여러분이 저한테 뭐라고 하시면 인정하겠지만 저것들이 뭐라고 하는 건 절대 용서 못 하겠습니다. 제가 ‘니는 잘했나’라고 한 건 ‘그래, 오른쪽도 별로 잘한 거 없어. 그렇지만 니는 잘했나’ 이 얘기거든. 그걸 또 딴지를 걸고 앉아 있어.”

전날 김영록 전남지사는 나훈아의 발언에 대해 “양비론으로 물타기를 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기지 마라”라고 쏘아붙였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평생 그 많은 사랑받으면서도 세상 일에 눈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라고 비판했다. 나훈아는 이에 “국회의원인지 도지사인지 잘 들으라”면서 “나 보고 뭐라고 하는 저것들,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하라. 어디 어른이 이야기하는데 XX들을 하고 있느냐”고 호통쳤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시민들이 '2024 나훈아 고마웠습니다 - 라스트 콘서트' 1회 차 관람을 마친 뒤 공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시민들이 '2024 나훈아 고마웠습니다 - 라스트 콘서트' 1회 차 관람을 마친 뒤 공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 때 보면 한쪽은 파랗고 한쪽은 빨갛고...동서화합이 돼야"

나훈아는 첫 공연에서 여야가 정쟁을 하더라도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경제와 국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번엔 동서가 화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역사를 보면 많은 나라가 동과 서로, 남과 북으로 갈라진 시절이 있었는데 전부 하나가 됐다”면서 “우주에서 보면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반으로 잘려 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선거할 때 보면 한쪽은 빨갛고 한쪽은 파랗다”고 한탄했다. 이어 “1년만 내게 시간을 주면 경상도 출신은 전라도에, 전라도 출신은 경상도에서 국회의원에 나가도록 법으로 정하게 하겠다. 동서화합이 돼야 한다. 우리 후세에 이런 나라를 물려주면 절대 안 된다”고 소리쳤다.

나훈아는 이번 공연에서 자신의 긴 음악인생을 11명의 대통령 얼굴을 한데 모은 사진으로 대신해 설명했다. 그는 “박정희부터 윤석열까지 11명의 대통령이 바뀌었는데 나는 아직도 하고 있다”면서 “나는 역대 대통령들과 사이가 안 좋았다. (내가) 말을 안 들으니까. 대통령 정도 되면 ‘(내게) 오라고 하라’고 하는데, 나는 ‘왜 부르노’ 하니 나를 취급을 안 하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은퇴를 선언하고 4월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나선 나훈아는 이날 저녁 공연을 마지막으로 58년 가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나도 안 해본 것 해보고, 안 먹어본 것 먹어보고, 안 가본 데 가보려 한다”며 “장 서는 날 막걸리와 빈대떡을 먹는 걸 가장 해보고 싶다”고 했다.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결심이 제 인생에서 최고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무대에서 무릎을 꿇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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