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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도 살고 싶다"···동물단체, 올해도 시작된 '동물 학살'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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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1일 강원 화천군 화천천에서 개막한 '2025얼음나라화천 산천어축제'. 맨손잡이 체험장 인근 다리 위에서는 "산천어도 살고 싶다, 동물 학살은 축제가 아니다(Animal Slaughter Is Not Festival)"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펼쳐졌다. 현수막을 뒤로하고 체험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수조에 뛰어들어 산천어를 낚아챘고, 산천어는 몸부림치며 죽어갔다. 현수막 캠페인을 기획한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과 국제동물단체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은 12일 "산천어의 고통과 죽음이 '짜릿한 손맛'으로 포장되는 살상의 현장이었다"며 "현수막을 본 일부 시민들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동물학대 논란이 일고 있는 화천 산천어축제가 올해도 개막한 가운데 동물단체들은 축제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파괴적 행태를 멈추고 윤리적인 축제로 신속히 전환할 것을 요구하며 축제 반대 민원 독려 캠페인에 나섰다.
동물해방물결에 따르면 산천어는 화천에 서식하지 않는 종으로 오직 이 축제만을 위해 대량으로 양식되고 있다. 국내 양식 산천어의 90%가 이 축제에 투입되는데 그 수는 약 52만~64만 마리(130~160톤)에 달한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산천어가 투입될 것으로 단체 측은 예상했다.
단체는 "맨손잡기와 얼음낚시는 공기 중에 노출되면 극심한 스트레스와 신체적 손상을 겪는 어류의 특성을 무시한 학대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연합(RSPCA)은 마취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류가 공기 중에 노출되는 시간을 15초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축제장에서는 찔리고 상처 입은 산천어가 바닥에 방치되거나 물이 없는 비닐봉지에 무작위로 담기는 등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체는 "어류를 맨손으로 잡는 행위는 비브리오균 감염이나 살모넬라균 감염 등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지역 축제에서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환경부는 2020년 서울대 수의대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동물이용축제 가이드라인'을 제작했지만 관계 부처 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금까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본보 2023년 1월 12일 보도). 가이드라인에는 산천어축제에서 행해지는 맨손잡기, 입으로 물기 등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방식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관련 기사: [단독] 동물학대 논란 산천어 축제… 가이드라인 만들고도 공개 못 하는 환경부)
동물해방물결은 산천어 축제 개막에 앞서 축제를 주관하는 재단법인 나라와 화천군에 축제의 동물 학대 프로그램 중단을 요구하고, 윤리적 전환 방안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 장희지 동물해방물결 캠페이너는 "지역 축제의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조사를 보면 국민 70% 이상이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화천군은 축제의 기존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하고 윤리적 전환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창작집단 넓적한 물살이는 시셰퍼드코리아, 살처분폐지연대 등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명을 내고 "화천 산천어 축제의 파괴적인 행태를 멈추고, 지역 주민들의 살림과 생태계의 건강을 보장할 수 있는 생태 축제로 전환하길 간절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축제라는 허울뿐인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이 산천어를 마구 잡고, 던지며, 죽이는 것을 허용하고, 물살이를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여기도록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놀잇감'으로 다뤄지는 산천어의 사진과 애도하는 내용을 담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는 온라인 위령제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한편 화천군에 따르면 축제 개막일인 11일에만 10만9,0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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