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잘했나' 나훈아에 "입 닫고 가길", "좌·우 문제 아냐" 비판 쇄도

'왼쪽이 오른쪽 잘못했다 난리' 나훈아에
민주 김원이 '비상계엄 맥락 알고 말하나'
김영록 "양비론으로 혼란 부추길 일 아냐"

가수 나훈아. 예아라·예소리 제공

가수 나훈아가 고별공연에서 한 12·3 불법계엄 사태 등 관련 발언에 대해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슨 오지랖이냐'며 비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양비론으로 해석할 일이 아니라며 반박에 나섰다.

김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나훈아 참 웃긴 양반이다"라며 "한평생 많은 사랑받고도 세상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 참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비상계엄과 내란이 무슨 일이고 왜 벌어졌는지, 누구 때문에 발생했고 대한민국을 정상적으로 되돌리고자 우리 국민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서 그런 말을 하는지 진심으로 묻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훈아씨 그냥 살던 대로 살아라. 당신 좋아했던 팬들 마음 무너뜨리지 말고"라고 덧붙였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김영록 전남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양비론이 아닌 시대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나훈아를 공개 비판했다. 본인도 나훈아의 팬이라고 밝힌 김 지사는 "평상시 같으면 좌우 싸우지 말고 통합 정신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말씀은 백번 옳지만,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다. 하마터면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처럼 모든 것을 통제받는 독재시절로 되돌아갈 뻔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좌와 우가 싸우는 진영 논리로 지금의 현실을 이해해선 안 된다"고 적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6일 오후 도청 브리핑룸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후속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 지사는 이어 "'우'도 문제지만 '좌' 보고 '니는 잘했나' 하는 이런 양비론으로 말하면 대한민국의 정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아무리 야당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대화와 설득, 타협으로 하는 것이 정치이지, 어떻게 대화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군대를 동원해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반헌법적 비상계엄을 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5·18 민주항쟁 당시의 희생으로 이 땅에 다시는 어떠한 형태의 독재도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라 믿었는데, 현재 상황에 대해 비통한 마음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나훈아는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고별 공연 무대에서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왼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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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