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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왼쪽이 오른쪽에게 생난리...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나"

입력
2025.01.11 12:43
수정
2025.01.1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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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콘서트서 정치권 비판
"왼쪽이 오른쪽에게 잘못했다고 생난리, 왼쪽은 잘했나"
"군인들 체포 생중계, 북한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나"

가수 나훈아. 예아라·예소리 제공

가수 나훈아. 예아라·예소리 제공

가수 나훈아가 58년 음악 인생을 마무리하는 은퇴 공연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국민을 위하는 일인지 고민하고 국방과 경제를 먼저 챙기라는 쓴소리도 덧붙였다.

10일 나훈아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투어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첫 무대에 올랐다. 서울 공연은 10~12일 사흘간 총 5회 열린다.

그는 이번 투어에서 공연 후반부 '공'을 부르며 유머러스한 톤으로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하며 시사적인 언급도 하곤 했는데 이날은 이번 12· 3 불법계엄사태 이후 정치권의 극한 대립에 대한 견해를 밝혀 관심을 모았다.

'공'을 부르던 중 "띠리 띠리 띠리 띠리~" 부분에서 장난스런 표정으로 노래를 멈추고 "혼자 있는 시간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 뉴스를 보는 것"이라고 운을 뗀 나훈아는 "이제 그만 두는 마당에 아무 소리 안 할라 캤는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다"고 말했다.

이내 객석에선 웃음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왼쪽' '오른쪽'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는 지방 공연에서 했던 정치적 언급이 "자기 색깔에 맞게" 왜곡돼서 언론에 보도됐다며 "내 생각과 관계 없이 마음대로 쓰면 안 되지"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지난달 7일 계엄 사태 나흘 만에 열린 대구 공연에서 "공연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됐다. 국회의사당이 어디고? 용산은 어느 쪽이고? 여당, 야당 대표 집은 어디고?"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나훈아가 정부를 비판한 것이 아니냐는 식의 보도를 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그가 "지방 공연에서 제가 한 얘기는 이거다, (왼쪽) 니는 잘했나"라고 소리치자 객석에선 한 박자 늦게 박수가 나왔고 소리도 다소 줄었다. 나훈아는 자신이 여당이나 야당 한 쪽을 꼬집어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어릴 적 어머니가 자신과 형이 다툴 때 둘을 함께 혼냈다는 이야기를 하며 "형제가 싸우면 안돼, 어떤 이유가 있든 싸우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우리 어머니가 하셨다"고 했다.

나훈아는 국민을 먼저 생각하라고 역설했다. "누가 누구를 어떻게 하고 생지X을 하고 난리가 났지요. 묻고 싶습니다. 느그는 지금 하고 있는 꼬라지들이 정말 국가를 국민을 위해서 하고 있는 짓거리인지."

"군인들 잡혀가는 것 생중계, 북쪽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나"

정치인들에겐 정쟁에만 몰두하기보다 국방과 경제도 신경 쓰라고 주문했다. 그는 "지금 우리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인데, 군인들 전부 잽혀 들어가고 어떤 군인은 찔찔 울고 앉아 있더라. 이것들한테 우리 생명을 맡긴다니 웃기지 않냐"라고 말을 이었다. "중요한 게 있는데 우리나라는 언론이 너무 많고 이 언론들이 그걸 생중계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저런 건 생방송에 비추면 안 된다, 북쪽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나"고도 했다.

나훈아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삶을 먼저 챙겨야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골치 아프고 속상하더라도 정치하는 분들의 반은 국방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한다"면서 "탄핵을 하든 생지X을 하든 뭐든 다 좋은데 반은 우리 먹고 사는 경제에 신경 써야 한다"고 꼬집자 객석에선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는 이날 공연에서 국내의 자살율, 출산율, 성형 문제를 언급하며 언론이 이와 관련한 내용을 신경 써서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가수 은퇴 선언을 하며 4월 인천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를 한 나훈아는 이번 서울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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