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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선수야? 농구 선수야? 빠진 치아 붙여 뛰는 투혼의 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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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선수야? 농구 선수야? 빠진 치아 붙여 뛰는 투혼의 이원석

입력
2025.01.10 16:00
수정
2025.01.10 16:14
16면
0 0

일본 전훈 때 부러진 앞니, 6일 또 빠져
KCC전 도중 다쳤지만 코트 지켜
이튿날 바로 치아 붙이고 9일 출격
"앞니 없이 뛰는 버튼과 동질감"
삼성 핵심 전력 성장, 팀 반등 다짐

삼성 이원석이 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서 레이업 슛을 하고 있다. 이원석은 6일 KCC전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로 인해 임시로 붙인 치아가 빠져 이튿날 다시 치료를 받고 삼성의 2연승에 힘을 보탰다. 뉴스1

삼성 이원석이 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서 레이업 슛을 하고 있다. 이원석은 6일 KCC전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로 인해 임시로 붙인 치아가 빠져 이튿날 다시 치료를 받고 삼성의 2연승에 힘을 보탰다. 뉴스1

동계올림픽의 ‘꽃’ 아이스하키는 치아 부상 위험이 가장 높은 종목이다. 격렬한 몸싸움에 집중한 나머지 퍽이나, 상대 선수의 스틱에 맞아 앞니가 없는 선수들이 꽤 있다. 부러진 이는 그만큼 치열하게 경기를 치렀다는 의미로 선수들 사이에서 영광의 상처나 훈장처럼 여겨진다.

농구 코트에서도 치아 부상을 딛고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선수가 있다. 서울 삼성의 4년 차 207㎝ 장신 포워드 이원석(25)이다. 그는 지난 6일 부산 KCC와 홈경기에서 1쿼터 초반 수비 중 상대 이승현과 얼굴을 강하게 부딪히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벤치로 물러났다. 이를 본 중계진은 생니가 빠진 것으로 보고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원석은 라커룸에서 상태를 살펴본 뒤 다시 코트로 나갔다. 앞니가 빠진 상태로도 평소처럼 20분 58초를 뛰며 9점 6리바운드를 기록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효범 삼성 감독은 “당시 치아가 빠져 당황했을 법도 한데, 그렇지 않고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이후 다음 경기인 9일 창원 LG전(10점 6리바운드)도 무리 없이 소화하며 연승을 이끌었다.

6일 경기 중 치아가 빠져 손으로 입을 가리고 벤치로 향하는 이원석. 뉴시스

6일 경기 중 치아가 빠져 손으로 입을 가리고 벤치로 향하는 이원석. 뉴시스

LG전을 마친 뒤 만난 이원석은 앞니가 붙어 있는 상태였다. 그는 “원래 치아는 지난해 일본 전지훈련 때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맞아 부러져 일본에서 바로 붙였다. 그게 KCC전에서 빠졌던 것”이라며 “경기 다음 날 바로 치과에 가서 다시 임시방편으로 붙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를 뛰는 데 지장은 전혀 없었다고 털어놓은 이원석은 “일본, 한국 양국 치과를 경험한 결과 개인적으로 한국 의술이 더 좋은 것 같다. 더 촘촘한 느낌”이라며 미소 지었다. 경기 중 당시 KCC 소속의 디온테 버튼(현 안양 정관장)과 대화를 나눈 일화도 전했다. 이원석은 “버튼이 내 앞니를 보더니 본인 앞니와 똑같다고 하더라. 동질감을 느꼈나 보다”며 웃었다.

이원석이 큰 부상을 피해 팀도 안도했다. 2021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인 이원석은 이번 시즌 삼성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평균 득점(12.3점)을 기록 중이며, 리바운드(6.8개)는 국내 선수 가운데에서도 많이 잡아냈다. 3점슛 성공률도 직전 시즌 19.1%에서 31.1%로 끌어올려 경기당 평균 1.9개씩 꽂아 넣었다.

앞니가 빠진 채로 경기를 뛴 이원석. 사진 오른쪽은 디온테 버튼. 뉴시스

앞니가 빠진 채로 경기를 뛴 이원석. 사진 오른쪽은 디온테 버튼. 뉴시스

이원석은 “이번 비시즌에 어느 때보다 많은 연습을 했고,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며 “훈련 때 ‘내가 슛을 이만큼 쐈는데 항상 넣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팀의 베테랑 이정현이 ‘이제는 이원석의 팀이 돼야 한다’는 조언도 더욱 이를 악물게 했다. 그는 “(이)정현이 형이 말한 대로 책임감을 많이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팀 성적이 저조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삼성은 10일 현재 9승 17패로 10개 팀 중 8위에 처져 있다. 이원석은 “이제 팀 성적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데, 승부처 때 기복이 적어야 한다”며 “올스타 휴식기 전 웃는 경기를 많이 하고, 휴식기 이후 다시 출발한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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