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뮤지컬 영화 만드니 공연 관객도 늘어'… 10년 시차 뛰어넘은 '알라딘' 흥행 공식

입력
2025.01.14 04:30
21면
구독

한국 초연 뮤지컬 '알라딘' 흥행 순항
'나 같은 친구' 8분 분량 '킬링 신'으로 입소문
화려한 볼거리·영화 제작으로 관객 유입 효과도

뮤지컬 '알라딘'.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알라딘'.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알라딘'이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으로부터 10년의 시차가 있는데도 한국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브로드웨이에서 2014년 개막한 뮤지컬은 지난해 11월 22일에야 한국에 상륙해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예스24 티켓 판매 기준으로 지난 12월 한 달간 뮤지컬·연극 예매 순위 1위에 올랐고, 인터파크 티켓에선 지난해 9월 1차 티켓 오픈 당시 대기 순번이 6만 번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개막 10주년을 맞은 '알라딘' 브로드웨이 공연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뉴욕타임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라딘'의 인기 비결을 통해 장수 뮤지컬의 흥행 공식을 짚어 봤다.

①킬링 넘버보다 킬링 신

뮤지컬 '알라딘'.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알라딘'.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알라딘'의 하이라이트는 램프의 요정 지니(강홍석·정성화·정원영)가 부르는 '나 같은 친구(Friend Like Me)'와 함께 펼쳐지는 1막 엔딩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동명 원작(1992)에서 로빈 윌리엄스의 변화무쌍한 목소리 연기가 돋보였던 장면이다.

영화 속 2분 남짓의 '나 같은 친구'는 뮤지컬에선 8분 분량으로 늘고 스펙터클한 쇼 장면으로 재탄생했다. 20세기 초까지 미국에서 인기를 끈 오락 목적의 쇼 '보더빌'에서 기원한 캐릭터인 지니가 탭댄스, 노래, 마술까지 선보이는 원맨쇼다.

유명한 뮤지컬에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킬링 넘버'가 빠질 수 없는데, 롱런하는 초대박 히트작에는 더 나아가 '킬링 신(Scene)'이 있다. 알라딘(김준수·박강현·서경수)과 자스민(민경아·이성경 ·최지혜)이 마법의 양탄자를 탄 채 '새로운 세상(A Whole New World)'을 노래하는 장면 역시 '알라딘'의 킬링 신. 무대 밖 사이드까지 꽉 채운 별빛으로 탄성을 자아낼 만큼 아름다운 밤하늘을 그려낸다. 수많은 동물 퍼펫과 배우들이 '삶의 순환(Circle Of Life)'을 부르며 객석을 통과해 무대 위로 향하는 뮤지컬 '라이온 킹'의 오프닝 장면이나 '오페라의 유령'의 샹들리에 추락 장면 등도 대표적인 킬링 신이다. '알라딘' 제작사 측은 "장기 흥행을 위해서는 공연이 끝나고도 관객에게 회자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대표 장면이 필수"라고 말했다.

③IP부자에게 더 많이 열리는 기회

뮤지컬 '알라딘'

뮤지컬 '알라딘'

메가 히트 작품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관객 저변을 넓힌 경우가 많다. 기존 영화 팬이 뮤지컬로 유입되고, 성공한 뮤지컬을 다시 영화로 만들면서 새로운 관객을 끊임없이 끌어당긴다.

'알라딘'은 원작 애니메이션 이후 뮤지컬을 선보였고, 이후 2019년 실사 영화가 흥행했다. 또 다른 장수 뮤지컬 '위키드'는 지난해 실사 영화 개봉 이후 브로드웨이 연말 박스오피스에서 브로드웨이 작품 최초로 주간 매출 500만 달러(약 73억 원)를 돌파하며 다른 작품들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장르마다 달라지는 약간의 변화가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도 'IP부자' 작품의 특징이다. 뮤지컬 '알라딘'에는 원작 애니메이션에 없는 알라딘의 세 친구가 조력자로 등장한다. 애니메이션 속 알라딘의 원숭이 아부와 자스민의 호랑이 라자, 악당 자파의 앵무새 이아고 등 동물 캐릭터 대신 알라딘의 세 친구 카심·오마르·밥칵, 자파의 부하 이아고가 감초 역할을 한다.

②많을수록 즐거운 '퀵 체인지'

뮤지컬 '알라딘'.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알라딘'. 에스앤코 제공

영상 콘텐츠에서 특수효과가 나날이 발전하는 만큼 공연계에서는 객석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무대 마법'도 중요한 요소다. 관객을 사로잡는 무대 마법은 무대 전환, 퀵 체인지(의상·분장 등을 빨리 바꾸는 것) 등이 있다. 마술을 방불케 하는 퀵 체인지는 오직 공연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무대 연출. '알라딘'은 30회 이상의 1분 이내 퀵 체인지로 관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알라딘' 서울 공연은 6월 22일까지, 7월부터 부산 드림씨어터로 무대를 옮긴다.

김소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