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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탄소중립, 양립할 수 있나... '지속가능한 혁신' 화두 던진 CES

입력
2025.01.08 16:26
수정
2025.01.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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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에 에너지 전환 주제 추가
AI혁신에 따라온 전력수요 증가 고민
저전력 데이터센터, 차세대 ESS 주목
에너지 전환 시장 2031년 7,900조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가 막을 올린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피어에 로봇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뉴스1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가 막을 올린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피어에 로봇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뉴스1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일인 7일 오전(현지시간). 일본 파나소닉의 구스미 유키 최고경영자(CEO)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이어 두 번째로 기조연설 연단에 올랐다.

이날 구스미 CEO가 강조한 건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인 ‘파나소닉HX’다. 그는 “전력 수요와 환경 변화에 반응해 생산량을 자동 조절하는 이 시스템을 통해 파나소닉의 연료전지 공장을 수소·태양광·배터리 조합으로 지속가능하게 운영 중”이라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솔루션을 건물과 가정 단위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CES는 양자컴퓨팅, 생성형 AI 로봇과 함께 에너지 전환을 새로운 주제로 다룬다. CES는 2022년부터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삼았지만, 올해 에너지 전환이라는 보다 뾰족한 주제가 등장한 것은 AI 혁신 과정에 수반되는 전력 수요 증가에 대한 산업계의 고민이 커졌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CES 2025의 두 번째 기조연설에 나선 유키 구스미(오른쪽) 파나소닉 CEO가 미국 배우 앤소니 맥키와 함께 자사의 에너지 전환 기술과 지속가능 비즈니스 실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CES 2025의 두 번째 기조연설에 나선 유키 구스미(오른쪽) 파나소닉 CEO가 미국 배우 앤소니 맥키와 함께 자사의 에너지 전환 기술과 지속가능 비즈니스 실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 핵심에는 생성형 AI 학습과 가동에 필요한 데이터센터가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460TWh(테라와트시)로, 세계 전력소비의 약 2%를 차지했다. 2026년에는 3~4%(620~1,050TWh)로 늘어 일본만 한 한 국가의 연간 전력 사용량과 비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가동이 탄소중립과 만나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203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던 구글은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늘면서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준(2019년) 보다 48%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 탄소중립을 넘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역시 데이터센터 확충과 함께 2023년 탄소배출량 감축에 실패했다.

이에 CES는 ‘지속가능한 AI 혁신과 에너지 공급’ 관련 특별 세션을 진행하는 등 청정에너지 전환과 전력수요 관리 최적화 솔루션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기술 관련 기업들은 지속가능성을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프랑스 기업 넷순(Netsooon)AI는 잔여 열에너지를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를 75% 절감하는 기술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삼성SDI는 배터리와 필수 부품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통합한 최신 시스템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카이스트 창업기업 스탠다드에너지의 바나듐 이온 ESS 에너지 타일이 한 주차장 벽면에 설치돼 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5'에 참가해 이 기술로 혁신상을 받았다. 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 창업기업 스탠다드에너지의 바나듐 이온 ESS 에너지 타일이 한 주차장 벽면에 설치돼 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5'에 참가해 이 기술로 혁신상을 받았다. 카이스트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창업 기업인 스탠다드에너지 역시 화재 위험을 크게 줄인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활용한 실내형 ESS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김기현 스탠다드에너지 사업본부장은 “AI 경쟁의 후반부는 에너지 조달이 핵심이라 AI나 클라우드 기업들이 현장에서 흥미를 보이고 있다”며 “실시간으로 변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요구량을 충족하기 위한 전환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너지 전환 기술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8,300억 달러(약 4,118조 원)에서 2031년 5조4,200억 달러(7,890조 원)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각국 기업과 정부의 기술개발 투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올해 기후변화 대응기술 개발에 총 862억 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2025년도 기후·환경연구개발사업 시행계획’을 8일 확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청정수소 생산과 저장,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AI 기반 기후예측 기술 등에 투자하고, 이 결과를 산업 수요에 맞춰 사업화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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