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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피터 드러커, 이순신에 답 있다"...정의선이 신년회에 꺼내든 고객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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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가 아닌 경기 고양시에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으로 출근 도장을 찍었다. 시승 등 각종 체험이 가능한 현대차의 대표 고객 소통 공간으로 꼽히는 곳이다. 정 회장은 이곳에서 열린 신년회 중간중간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중동 전쟁 등 전례 없는 복합 위기를 "피할 수 없는 도전"이라 인정하면서도 "우리의 제품이 고객의 삶과 동행하는 게 중요하다"며 고객 만족에서 해답을 찾자고 힘줘 말했다.
신년회는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1층에서 열렸다. 그룹사 임직원 200여 명이 자리했고 정 회장은 '노타이' 차림으로 단상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영업이) 잘됐으니 올해도 잘되리라는 낙관적 기대를 할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며 "잘 버티자는 건 좋은 전략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영 전반을 짓누르는 회사 안팎의 상황을 '퍼펙트 스톰(동시다발적 악재에 따른 위기)'이라고 정의했지만 비관적 태도는 경계했다. 정 회장은 "위기에 움츠러들면 가진 것을 지키자고만 생각하게 된다"며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위기 이후 더 강해졌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3년 연속 그룹의 핵심 현장에서 새해를 맞았다. 2023년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 지난해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인 기아 오토랜드 광명을 찾은 데 이어 올해도 현장에서 경영의 해답을 얻겠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정 회장은 현대모터스튜디오를 두고 "미래 세대에 비전을 제시해 꿈을 꾸도록 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날 정 회장을 비롯해 그룹 경영진이 '라운드 테이블(원탁회의)' 형식의 좌담회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을 비롯해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송창현 사장, 성 김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 정형진 현대캐피탈 사장,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 좌담회 진행을 맡은 김혜인 현대차 HR본부 부사장 등 그룹 경영진이 무대에 올랐다. 정 회장은 2023년 신년회 당시에도 현대차 사장단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지만 계열사 사장단이 좌담회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좌담회에서도 고객 만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미국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책에서 와 닿는 한 구절을 적어왔다고 소개하며 "성장이 정체된 기업들은 혁신 적응에 실패하고 이들 기업의 임원들은 고객의 이해가 아닌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결정을 내릴 때 최종 소비자인 고객의 행복 여부에 답이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품질, 안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순신 리더십'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순신 장군은 (거북선과 같은) 공학적 정신은 물론, 문과적 식견도 탁월했다"며 "작은 것과 큰 것을 모두 잘 챙겼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실패를 많이 하는 게 더 낫다"며 "충분히 밀어드릴 테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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