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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기 기체 조사 착수..."엔진 상태·랜딩기어 레버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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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을 조사하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사고기 기체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사고 원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체의 마지막 행적을 복기하려면 엔진 파손 상태와 조종석 착륙 장치 조작기(랜딩기어 레버) 위치 등이 중요한 단서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사조위가 무안국제공항 격납고로 이송한 사고기 엔진과 조종석 상부 패널(판)을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블랙박스 음성기록장치(CVR) 녹취록 작성은 마쳤지만 비행기록장치(FDR)는 국내 자료 추출이 불가능해 미국에서 조사를 진행한다. 이날 사조위 조사관 2명이 FDR을 지참해 워싱턴으로 출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자료를 추출할 예정이다.
무안국제공항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구조가 사고를 악화했다는 데는 전문가들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사고기가 조류 충돌로 입은 피해와 그것이 착륙에 미친 영향도 규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고기 기체는 블랙박스에서 얻은 자료를 뒷받침할 물증인 셈이다.
당장 엔진 파손 상태 파악이 시급한 과제다. 조류 충돌로 엔진이 고장 났다고 전제하더라도 엔진이 언제, 몇 대나 정지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사고기가 첫 착륙 실패 후 착륙을 시도한 방향(활주로 1번 방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반 바퀴만 선회해 역방향(활주로 19번 방향)으로 착륙한 이유를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지한 엔진 수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사고기가 복행(완전히 착지하지 않고 다시 상승한 상태에서 비행하는 방식)을 관제탑에 통보한 뒤 고도를 거의 올리지 못하고 활주로 중간에 착륙한 만큼, 엔진 2대가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는 관측이 있다. 반면 엔진이 1기는 작동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두 번째 착륙 시도 때 기체가 한쪽으로 치우친 모습을 보였는데 한쪽 엔진이 작동한 결과라는 것이다. 엔진이 작동했더라도 기능이 온전했는지도 가려야 할 부분이다.
랜딩기어 관련 장치도 분석 대상이다. 조류 충돌 여파로 유압설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추정이 1차로 제기됐지만 정비 불량 등 다른 원인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종실 잔해를 조사할 때 랜딩기어 레버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배경이다. 랜딩기어 수동 조작 장치가 가동됐는지도 따져야 한다. 날개 플랩(고양력장치) 작동 여부도 마찬가지다.
고승희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레버가 하강 위치에 있다면 조종사의 조작에도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며 “엔진 출력을 조절하는 파워 레버 위치, 아날로그 계기판에 표시된 엔진 분당회전수(RPM) 수치 등도 확인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사조위는 사고 현장에 남아 있는 주 날개도 조사할 예정이다. 중수본은 조사 상황을 고려해 무안공항 활주로를 14일 오전 5시까지 폐쇄한다고 밝혔다. 당초 7일 오전 5시까지 활주로를 폐쇄할 계획이었다. 전국 13개 공항에 설치한 로컬라이저 등 항행안전시설 점검은 8일까지, 국내 항공사들이 운영하는 사고기 기종(보잉 737-800) 특별안전점검은 10일까지 예정대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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