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육 사두면 큰돈" 도소매업자 등친 강남 축산물 업체 대표 등 구속영장

경찰, 업체 대표 포함 3명 사전구속영장 신청
고소인 100여 명, 피해액 2000억 원 달해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경기남부청 제공

수입 냉동육을 사두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처럼 속여 2,000억 원대 투자 사기를 저지른 업체 관계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축산물 유통업체 전 대표 A씨와 직원 B씨, 온라인 투자업체 대표 C씨 등 3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A씨 등은 "수입 냉동육을 저렴할 때 사서 시세가 좋을 때 팔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도소매업자 등을 속여 담보 형태로 투자금을 유치한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리 사둔 냉동육이 없는데도 재고 확인서를 발행하는 등의 수법으로 허위 거래를 일으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서울 강남구에서 운영한 축산물 유통업체는 지난해 4월 피해자의 고소장이 경찰에 처음 접수된 이후 문을 닫았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100여 명이 피해를 봤다며 A씨 등을 고소했고, 총 피해액은 2,000억 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8개월간 수사 끝에 주범 격인 A씨 등 3명의 신병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최근 영장을 신청했다.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 대상자가 추가될 수도 있다. 경찰은 A씨의 회사에 투자자를 모은 또 다른 투자업체 관계자, 냉동창고 업체 및 자금 대여 업체 관계자 등 10여 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고소인 중 일부는 이들에 대해서도 A씨 등과의 공범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