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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는 20m 김일성 동상이, 뉴욕에는 앤디 워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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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1991년 건축 예술에 관한 책을 쓴 적이 있는데 여기엔 평양의 기념비적 공간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겨 있다. 공간에는 초상화와 조각품 같은 초점이 필요하고, 시선이 집중될 수 있도록 주변 건물이나 풍경 등 배경은 차단해야 한다고 썼다. 20m 높이의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이 있는 만수대 대기념비나 이들을 숭배하는 내용의 벽화와 모자이크가 장식된 지하철 등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평양의 건축과 예술이 북한 정권의 통제 메커니즘을 미화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아일랜드 국립미술관 건립 이래 첫 여성 관장인 캐럴라인 캠벨은 ‘도시와 예술’에서 고대 바빌론의 유적에서 현대 평양의 거리까지 15개 도시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가장 특징적인 시기에 건축물, 조각, 회화, 공예품 등의 예술 작품을 통해 어떻게 정체성을 드러내는지 보여준다. 이를 테면 15세기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는 도시가 번영하고 부가 쌓이면서 과시의 경쟁이 심화했고 이는 화려한 예술 작품이 쏟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가난과 차별, 억압을 피해 고국을 떠난 이주민들의 도시인 미국 뉴욕은 20세기 현대 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들인 앤디 워홀, 마크 로스코, 잭슨 폴록 등의 혁신적인 작품을 통해 주류 사회의 관습이나 문화를 거부하는 반항의 정신을 보여준다.
연대기순으로 도시를 여행하는 이 책은 이탈리아 로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스트리아 빈, 일본 교토 등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뿐 아니라 지금은 나이지리아에 속한 도시국가 베냉왕국, 브라질의 브라질리아 등 비교적 낯선 도시도 조명한다. 예술이 도시의 역사를 어떻게 보여주는지 알려주면서 예술 작품이라는 창을 통해 도시를 다시 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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