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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눈물 흘리며 꾹꾹 적은 색색깔 손편지들, 슬픈 공항을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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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 새해 첫날 이곳을 찾은 유가족과 시민들은 공항 계단 곳곳에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노란색, 분홍색, 파란색 포스트잇이 슬픔으로 가득한 공간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었다.
엄마 손을 잡고 공항 합동분향소를 찾은 다섯 살 아이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편이 쉬세요'라는 글씨와 웃는 얼굴의 그림을 남겼다. 딸을 잃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노모도 펜을 잡고 힘겹게 한마디를 적었다. 누군가의 지인이자, 동료이자, 가족이었던 이들에게.
추모 편지에는 소중한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고마움과 미안함, 하늘나라에선 행복해야 한다는 당부가 담겼다. 마지막까지 사투했을 기장과 부기장, 승무원에게 감사를 전하는 메시지도 있었다.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던 한 희생자 어머니가 계단을 오르다 포스트잇에 적힌 편지를 읽고 주저앉자, 추모객은 말없이 꼭 껴안아줬다.
엄마 나 이제 고3이야. 이제 좀 철도 들고 정신도 차렸는데 못 보여주게 됐네. 성적도 오르고 연기도 잘하고 있는데...암튼 새해 복 많이 받고 내가 심심하지 않게
계속 연락할 테니까 계속 나 지켜봐주고
같이 가고 싶어 했던 새 집도 같이 데리고 갈 테니까
친구들한테 자랑 많이 하고. 사랑해
00가
사랑하는 우리 오빠
너무 선해서, 정의로워서, 사랑스러워서, 멋져서,
필요로 해서, 오빠가 필요한 자리로 데려가 버렸나봐.
근데 우리는 어쩌지.
그저 멀리 있을 뿐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너무 많이 보고싶어지면 어쩌지.
이모 꿈에 예쁜 모습으로 찾아와줘.
아파할까봐 걱정이 참 많아. 사랑해 오빠
000
후회된다. 화해 못 하고 가서. 늦었지만 보고 싶었다. 많이.
00
형에게
형 거기서는 행복하게 지내.
내가 이모, 이모부에게 형 몫까지 열심히 할게.
나중에 천국에서 만나자
00
00아. 거기선 항상 웃으며 하고 싶던 일 가지고 싶던 거 다 누리면서 행복하게 살아. 난중에 호프데이에서 얼굴 보던 살마끼리 다 같이 모여서 웃으면서 보자. 잘 지내고 있어.
00이
여행에서 가족들과 행복했던 순간만 기억하시고 모두들 편안히 영면하시길 기도합니다. 마지막까지 안간힘 다하신 기장님 이하 승무원님 편안하세요.
사랑하는 내 딸. 부디 저새상(저세상)에서는 행복하여라. 사랑한다.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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