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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꼬리칸서 생존자 목소리가…구조대원 "넋 나간 듯 보여"

입력
2024.12.31 12:00
수정
2024.12.3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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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생존자 2명, 꼬리칸서 "살려달라"
"꼬리칸이 사고 시 더 안전하다 보기 어려워"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서 구조된 승무원 한 명이 이날 오후 소방대원들에 의해 목포의 한 병원에서 서울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서 구조된 승무원 한 명이 이날 오후 소방대원들에 의해 목포의 한 병원에서 서울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항공 2216편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숨지고 승무원 두 명만이 생존한 가운데, 긴박했던 이들의 구조 당시 상황이 공개됐다.

31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119구조대는 사고 11분 만인 29일 오전 9시 14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 일부는 사고 충격으로 떨어져 나간 여객기 꼬리 부분으로 접근했다. 소방 대원은 안에서 "살려달라"는 목소리를 듣고 불이 붙은 꼬리 입구쪽 화재 진압에 나섰다.

구조대가 내부에 진입했더니 남성 승무원 이모(33)씨가 서 있었고, 다른 여성 승무원 구모(25)씨는 쓰러진 캐비닛에 깔려 있었다고 한다. 구조대는 오전 9시 23분 이씨를 구출한 후, 약 30분 후인 9시 50분쯤 구씨를 누르고 있던 캐비닛을 유압 장비로 들어 올린 뒤 구조했다. 구조 당시 구씨는 의식이 있고 대화도 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먼저 구조된 이씨는 의식은 있었지만 충격이 심해 넋이 나간 상태였다고 당시 출동한 구조대원은 전했다. 또 충격 때문에 병원에 옮겨진 후에도 사고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목포의 한 병원으로 후송된 뒤 '어디가 아프냐'는 의사의 질문에 "내가 왜 여기 있냐"고 되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이후 재이송된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의 주웅 병원장은 "환자가 '깨어보니까 구조돼 있더라'라고 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30일 "생존한 승무원들이 완치될 때까지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완치 후 이들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다른 부서 이동 등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꼬리칸 더 안전? 사고 유형마다 달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사고 여객기 꼬리날개를 들어 올리며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사고 여객기 꼬리날개를 들어 올리며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29일 오전 9시 3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생존자 승무원 2명은 당시 충격으로 여객기 꼬리 부분이 떨어져 나오면서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비행기 사고 시 꼬리칸 생존율이 더 높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2015년 미국 연방항공국(CSRTG)이 과거 35년간 기내 좌석별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비행기 앞쪽 좌석은 38%, 중간 좌석은 39%로 나타난 반면 항공기 뒤쪽은 32%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고 유형에 따라 좌석별 위험도가 크게 차이가 나므로 "꼬리칸이 유의미하게 다른 자리보다 안전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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