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여객기 참사 유족 "당국, 시신 부패 늦출 냉동 컨테이너 설치 약속 시간 어겼다"

입력
2024.12.30 22:55

유족 "오후 4시 설치 약속하더니 5시에도 미설치"
국토부 "배송 과정에 지연" 오후 11시 설치 예정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유가족협의회 박한신 대표가 유가족 성명서를 읽고 있다. 공동취재단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유가족협의회 박한신 대표가 유가족 성명서를 읽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시신 부패가 심해지지 않도록 냉동 컨테이너를 제공하겠다는 정부 조치가 지연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유가족협의회 대표 박한신씨는 30일 오후 7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박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피해자들은 마지막 존엄과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그 유해는 방치돼 있고 격납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고 주장했다.

참사 발생 이후 사고 수습 당국은 무안공항 안 격납고에 희생자 시신을 임시 안치했다. 이후 당국은 시신 부패 진행이 늦춰지도록 냉동 컨테이너를 제공해 달라는 유족 요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유족들은 정부의 공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새벽 4시 30분쯤 사고 수습 담당 공무원들로부터 "오후 2시에 컨테이너가 설치되고 오후 4시에는 시신이 안치될 것"이란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유족은 "요청 사항이 이행되는지 오후 5시쯤 살펴봤을 때 냉동 컨테이너 설치가 안 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에 유족들은 "앞으로 관료의 말은 믿기 어려울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설치를 안 하려는 게 아니고 업체에서 배송 등 절차가 늦어지면서 조금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우선할 조치로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부연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오후 11시쯤 시신 90구를 보관할 수 있는 냉동 컨테이너 11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최현빈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