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최소한", "재선"… 광주광역시 고위 간부 강기정 시장 재선 건배사 논란

입력
2024.12.30 18:00
구독

선거 사무 담당 부서 국장
송년 만찬회 발언 구설 올라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시비

게티이미지 뱅크

게티이미지 뱅크

지방 선거 관련 사무를 담당하는 부서인 광주광역시 자치행정국 고위 간부가 강기정 광주시장이 마련한 송년 만찬에서 건배사로 "최소한, 재선"을 외쳐 정치적 중립성 의무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 A자치행정국장은 23일 저녁 광주시청 인근 계절 음식점에서 열린 강 시장 주재 송년 만찬회 자리에서 강 시장이 재선 광주시장이 되길 바라는 듯한 건배사를 외쳤다. A국장은 이 자리에서 "공무원은 아부와 공부를 평소에 해야 한다. 또 직근(直近) 상사에게 잘 해야 한다"며 "(제가) '최소한'을 외치면, (여러분은) '재선'이라고 해 달라"라고 말했다.

당시 술을 곁들인 만찬에는 강 시장을 비롯해 행정부시장과 문화경제부시장, 실‧국장 등 3급 부이사관 이상 간부 공무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간부 공무원들은 만찬회 사회를 맡은 A국장의 진행에 맞춰 각자 돌아가면서 건배사를 했다. 술을 마신 상태였던 A국장도 자신의 차례가 되자 강 시장의 재선을 기원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최소한, 재선" 건배사 구호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은 2026년 6월 치러질 제9회 전국 동시 지방 선거(민선)에서 재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만찬에 참석했던 한 간부는 "당시 A국장이 '최소한'을 선창하고, 이어 나머지 참석자들이 '재선'을 외쳤다"며 "너무 속이 보이는 건배사를 같아서 불편했다"고 말했다.

A국장의 발언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공직선거법 제9조, 제85~86조에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공무원의 선거 관여 금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A국장의 건배사가 유독 논란이 되는 건 자치행정국이 지방 선거와 관련 법정 업무를 담당하는 주무 부서이기 때문이다. 법적 해석을 떠나 자치행정국장이란 위치를 고려할 때 비판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선거 사무를 관리하기 때문에 엄정한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자치행정국장이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한 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A국장은 이에 대해 "강 시장의 재선을 위해 뭘 어떻게 하자는 그런 내용(의미)은 아니었고, (민선 8기 광주시가) 내년에도 더 잘 해보자는 의미에서 강 시장에게 덕담을 건넨 것"이라며 "건배사가 (강 시장 재선을 희망하는 것으로) 그렇게 해석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안경호 기자

관련 이슈태그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