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최근 5년간 항공안전법 위반 행정제재·과징금 '1위'

제주항공, 관련법 위반 5년 간 9번
과징금도 37억3800만 원 납부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사고 수습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항 외벽 너머 파손된 기체 후미의 모습. 무안=강예진 기자

제주항공이 최근 5년간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받은 행정 처분이 국내 항공사 10곳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과징금 납부 규모와 중징계에 해당하는 '운항정지 처분'도 이 항공사가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제주항공이 지나치게 수익성만 좇다 안전을 도외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제주항공이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받은 행정처분은 아홉 차례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국적 항공사 10곳이 받은 행정처분 횟수가 총 36차례인 만큼, 제주항공이 전체 중 가장 많은 25%를 차지했다. 이어 대한항공이 8차례로 2위를 차지했고 티웨이항공(7차례), 아시아나항공(4차례), 에어인천·진에어(2차례) 순으로 행정처분 횟수가 많았다.

과징금 규모 역시 제주항공이 가장 컸다. 제주항공이 5년간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납부한 과징금은 37억3,800만 원으로,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30억 원대를 넘어섰다. 이어 이스타항공(28억6,000만 원), 티웨이항공(24억3,900만 원), 대한항공(16억2,000만 원), 진에어(13억5,900만 원), 에어서울(2억1,000만 원), 에어부산(2,000만 원) 순으로 과징금을 많이 납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징계에 해당하는 '운항정지 처분'도 제주항공이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 규정 위반 횟수뿐만 아니라, 위반의 심각성 역시 높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최근 5년간 국토부가 국적 항공사 10곳에 내린 운항정지 처분은 총 8차례로, 이 중 절반을 제주항공(4차례)이 차지했다. 제주항공이 받은 운항정지 처분 사유는 운항규정 및 정비규정 위반이 2차례, 위험물 운송 1차례, 주류 등 섭취 1차례로 확인됐다.

아울러 제주항공은 여객기 운항 시간과 평균 기령(사용 연수)도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3분기 월평균 여객기 운항 시간이 418시간인 반면 다른 6개 국내 항공사는 모두 300시간대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서 공시한 제주항공의 평균 기령(사용 연수)은 14.4년으로, 8개 국적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