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생긴 것 같아서" 성탄절 또래 살해 10대 구속

4년 전 SNS 단체 대화방서 알게 돼
올 4월 범행 결심 후 흉기 미리 구입

게티이미지뱅크

수년 동안 온라인으로 알고 지낸 또래 여학생을 성탄절 당일 처음 만나 살해한 10대 남성이 구속됐다. 그는 "(여성인 피해자가)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게 싫어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남경찰청은 살인 혐의로 A(17)군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A군은 지난 25일 오후 8시 50분쯤 사천 한 아파트 입구에서 또래 여학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채팅방을 통해 4년 전부터 대화를 이어오다 올해 초 따로 개인 대화방을 만들어 친분을 쌓았다. 그러나 A군은 이즈음 B양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느꼈고,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판단해 범행을 결심했다. 지난 4월과 9월에는 인터넷과 동네가게에서 범행도구도 미리 구입했다. 이달 16일에는 "크리스마스에 만나자"며 B양의 주소를 알아냈다. 성탄절 당일 칼, 도끼 등 흉기와 휘발유를 챙겨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강원 원주에서 버스를 타고 B양이 사는 아파트에 도착한 그는 "줄 것이 있다"며 B양을 불러내 범행했다. A군도 범행 후 자해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B양이 다른 이성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너무 싫어 B양을 살해하고 나도 죽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정신질환 병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군과 B양이 교제하는 사이가 아니었던 점 등 범행 동기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투입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추궁하고 있다.

사천=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