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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충돌로 랜딩기어 오작동 흔치 않은데…" 외국 전문가들도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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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들도 '제주항공 2216편 참사' 원인 관련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해외 전문가들은 특히 치명적 사고로 직결되지 않는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어떻게 항공기 전소 수준의 참사를 촉발했는지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비행기가 야생동물과 충돌하는 일은 드물지 않으며, 대부분 심각한 인명 피해 사건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36년간 항공기가 야생동물(조류, 코요테, 사슴, 박쥐 등)과 충돌한 사고로 희생된 인원은 미국에서 76명 정도였다. 또 지난해 미국 내 야생동물 충돌 사건은 1만9,603건에 달했으나 이 중 항공기에 피해를 입힌 경우는 3.6%에 불과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도 "일반적인 조류 충돌만으로는 랜딩기어에 치명적인 피해가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외신들이 조류 충돌 가능성을 일축한 것은 아니다. 조류 충돌과 랜딩기어(착륙 시 사용하는 바퀴) 미작동 간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게 해외 전문가들 주장이다. 마르코 찬 영국 버킹엄셔뉴대 항공운영과 선임강사는 가디언에 "백조, 거위 등 무게가 3㎏ 이상 나가는 새는 항공기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새의 크기와 충돌 당시 항공기 속도, 위치, 엔진 설계 등이 주요 변수"라고 강조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참사 항공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동체착륙(바퀴 없이 비행기 몸체를 땅에 대며 착륙하는 방식)하는 과정에서 비상 착륙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았던 데도 의문을 제기했다. 통상 동체착륙 직전 항공기 조종사는 공항 주변을 맴돌면서 가연성 연료를 소진하고 지상 직원들이 불시착에 대응할 시간을 벌어준다. 동체착륙 직후에는 엔진 역추진 및 날개의 공기 마찰 설비를 활용해 항공기 속도를 낮춘다. 그러나 제주항공 2216편은 이러한 비상 매뉴얼을 거의 적용하지 않은 듯 보인다고 션 프루치니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는 NYT에 설명했다. 물론 이 같은 비상 매뉴얼을 가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당시 제주항공 2216편은 급박한 착륙 상황이었고, 엔진 역추진 등을 했지만 충돌을 막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참사 여객기 기종 737-800 제작사인 보잉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보잉이 또 다른 주력 기종인 737 맥스(Max)의 잇따른 사고로 인해 올해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광범위한 안전 조사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보잉 737-9 맥스 여객기는 지난 1월 미 오리건주(州) 포틀랜드공항을 이륙한 직후 동체가 뜯겨 나가는 위험천만한 사고를 겪기도 했다. 미국 AP통신은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FAA, 보잉으로 구성된 조사팀이 (한국에) 파견됐다"며 "항공 전문가들은 보잉의 안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재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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