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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인권 위기에 세대 아우르는 시민의 교양서" [편집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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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부문에서 거론된 책 중에서 '520번의 금요일'과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두 권은 재난 참사에 관한 기록물이다. 여전히 책은 공동체의 가장 어려운 국면을 기록하는 임무를 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전과 일기 등 여러 결의 공들인 작업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책은 '한국여성문학선집'과 '민주인권 그림책 시리즈'였다. 팽팽한 경합을 벌였으며 열띤 논의 끝에 '민주인권 그림책 시리즈'를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한국여성문학선집'은 근현대 한국 여성문학이 이루어낸 성취를 일곱 권에 걸쳐 펼쳐낸 선집이다. 여성의 지식 생산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오늘의 여성문학을 만들어냈는지 면밀한 기준을 세워 집대성하고 있다. 여성 작가의 '저자성'을 바로 세우고 한국 여성문학사의 독자적 지평을 마련한 뜻깊은 작업이다. 2012년부터 시작된 '여성문학사연구모임'의 첫 번째 성과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후의 작업이 더욱 기대된다는 평이었다.
'민주인권 그림책 시리즈'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그림책 전문가가 협업했다. 과거 국가폭력의 현장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장인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조성되어 2025년에 개관을 앞두고 있는데 이와 발을 맞추어 오랫동안 준비한 끝에 여덟 권 전체가 완간되었다. 차별과 불평등, 혐오, 이주노동, 성역할, 동물권, 일상 속의 폭력까지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할 여러 문제를 다루고 있다. 세대를 아우르는 시민의 교양서로서 탄탄한 기획력과 함께 작가들의 개성이 살아있는 예술적 만듦새가 돋보였다.
국내외 13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3인의 그림책 작가가 한 권을 공동 창작한 경우도 두 권이나 된다. 우리 사회의 주요 의제를 선정해 다자가 함께 서술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고 여덟 권이 하나의 조망과 방향을 간직한 시리즈로 완결된 점이 높게 평가됐다. 민주와 인권의 기본 개념이 공격받고 있는 지금, 누구나 읽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걸작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어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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