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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 우승 트로피 놓쳤지만 아들 홀인원에 함박웃음 지은 '골프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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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찰리 우즈가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하자 '골프 황제'가 환하게 웃었다. 5년 만의 우승 도전이 물거품 됐음에도 타이거 우즈는 훌쩍 성장한 아들을 지켜보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우즈 부자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의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총상금 108만5,000달러) 최종 2라운드에서 홀인원(이글)과 버디 13개를 쓸어 담아 15언더파 57타를 합작했다. 최종합계 28언더파 116타로 베른하르트-제이슨 랑거(독일) 부자와 동타를 기록한 우즈 부자는 연장전에서 이글을 잡은 상대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PNC 챔피언십은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을 가진 선수가 가족과 팀을 이뤄 36홀 스크램블 방식(각자 샷을 친 뒤 더 잘 맞은 공을 골라 다음 샷을 치는 방식)으로 우승을 가리는 대회다. 우즈 부자는 올해까지 이 대회에 5번 출전했고, 2021년에 이어 또 한 번 준우승에 올랐다.
비록 이벤트 대회이긴 하지만 2019년 10월 조조 챔피언십 이후 약 5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 우즈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활짝 웃으며 “랑거 가문에 경의를 표한다. 그들은 놀라울 정도로 잘했다”며 진심 어린 축하를 보냈다.
이날 황제가 보인 미소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뿐 아니라 아들의 성장을 확인한 뿌듯함도 담겨 있었다. 찰리는 176야드 거리의 4번 홀(파3)에서 7번 아이언으로 샷을 했고, 공은 홀에서 6피트 왼쪽 그린에 떨어진 뒤 그대로 홀 안으로 들어갔다. 갤러리의 함성을 듣고 홀인원 사실을 알게 된 찰리는 아버지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찰리는 18번 홀(파5)에서 이뤄진 연장 첫 홀에서도 깔끔한 샷을 선보였다. 드라이버 티샷을 캐리(공이 처음 떨어진 지점)로만 292야드를 보낼 만큼 장타를 휘둘렀고, 공은 페어웨이에 깨끗하게 안착했다. 앞서 친 우즈의 티샷이 벙커에 빠졌기 때문에 둘은 찰리의 공으로 남은 경기를 치렀다. 이 순간만큼은 찰리가 황제인 아버지보다도 훌륭한 플레이를 펼친 셈이다.
경기 후 우즈는 감격에 겨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찰리와 함께 이 순간을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평생의 스릴이었다”며 “그 순간(홀인원)을 함께했다는 건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랑거 부자는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우승 상금 20만 달러(약 2억9,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랑거는 마스터스 2회 우승, 유럽투어 통산 42승 등을 달성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PNC 챔피언십에서는 둘째 스테판과 2번, 막내 제이슨과 4번 우승을 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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