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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식당, 멈춰선 공장…내년 고용허가제 외국인, 5년 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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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연말 저녁이면 테이블 6개가 꽉 찼거든요? 요즘엔 많이 비어요. 저는 그나마 나은 편이고 다른 가게 사장님들은 '이러다 죽겠다'고 하죠. 장사가 잘돼야 직원도 더 뽑아 쓸 수 있는 건데…어렵죠."
경기 수원 선술집 주인 A씨
경기 수원의 술집 주인 A씨의 말처럼 경기가 꽁꽁 얼어붙다 보니 외국인 직원을 뽑아 쓰려는 수요도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내년도 외국인 노동자 공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제45차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고 2025년도 고용허가제 외국인력 운용 계획을 확정했다. 고용허가제는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협약을 맺은 16개 국가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공급하는 제도다. 외국인 채용을 원하는 한국 기업과 현지 노동자가 1대 1로 계약한 뒤 국내에 들어와 일한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들은 E-9 비자를 받아 3년간 일할 수 있다.
내년도 고용허가제 쿼터는 13만 명으로 결정됐다. 쿼터는 상한선 개념으로, 고용허가제를 통해 국내 입국해 일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총숫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7만2,000명 △조선업 2,500명 △건설업 2,000명 △농축산업 1만 명 △어업 8,500명 △서비스업 3,000명 등이다. 업종 구애를 받지 않는 탄력배정 인원(예비인력)은 3만2,000명이다.
정부는 최근 5년간 고용허가제 인원을 꾸준히 확대해 올해는 역대 최대인 16만5,000명까지 늘렸다.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려는 수요 자체가 감소해 내년도 규모는 3만5,000명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식당 서빙이 주를 이루는 서비스업이 올해와 비교해 77%나 감소해 가장 컸다. 건설업과 제조업 감소폭은 각각 67%, 50%였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단순노동을 하는 제조업은 24%가량 할당량이 줄었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전국 법원에 나온 공장 및 제조업소 경매건수는 총 828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4%가량 늘어나는 등 제조업 경기 한파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제조업 종사자들이 모인 온라인 공간에는 "파이프 공장에 다니고 있는데 발주가 없어서 내일부터 공장이 멈출 판이다" "주방기구를 만드는 회사인데 일이 없어 다들 놀고 있다"는 등의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올해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약 8만 명으로 총쿼터 인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노동계에선 정부의 수요 예측이 크게 벗어난 것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은 "2025년도 E-9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해 쿼터를 설정하되 예상치 못한 변화가 발생하더라도 인력난 해소에 부족함이 없도록 충분한 탄력배정분을 반영했다"며 "필요한 인력을 제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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