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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성폭행 사주' 프랑스 남편 징역 20년…공범도 징역형 선고

입력
2024.12.19 21:55
수정
2024.12.1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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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 법정 최고형…공범 50명 3∼15년 형
아내에게 약물 투여한 후 집단 강간 범행
지젤 펠리코 "부끄러움은 가해자들의 몫"

자신의 남편으로부터 강간 및 강간 사주 피해를 입은 프랑스 여성 지젤 펠리코가 19일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아비뇽=로이터 연합뉴스

자신의 남편으로부터 강간 및 강간 사주 피해를 입은 프랑스 여성 지젤 펠리코가 19일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아비뇽=로이터 연합뉴스


아내에게 몰래 약물을 투여한 후 익명의 남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성폭행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랑스인 남편 도미니크 펠리코(72)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도미니크의 사주를 받은 공범들에게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 로이터통신,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남동부 아비뇽 법원은 강간 및 강간 사주 혐의로 기소된 도미니크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도미니크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남성 49명에 대해서는 성폭행이나 성폭행 미수, 성폭력 혐의 등이 인정돼 3∼15년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 중 2명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도미니크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약 10년 동안 아내 지젤 펠리코(72)의 음식에 약물을 타서 의식을 잃게 한 뒤 온라인 채팅으로 남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성폭행하도록 사주하고 불법 촬영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추정되는 공범은 약 72명으로, 92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4년 전 도미니크의 범행이 발각된 후 이혼했다.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들과 연대"

자신의 남편으로부터 강간 및 강간 사주 피해를 입은 프랑스 여성 지젤 펠리코가 19일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서 선고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아비뇽=AP 연합뉴스

자신의 남편으로부터 강간 및 강간 사주 피해를 입은 프랑스 여성 지젤 펠리코가 19일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서 선고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아비뇽=AP 연합뉴스


지젤은 이날 선고 재판 후 기자들 앞에 서서 "(재판을 공개하기로 한) 결정을 결코 후회하지 않으며,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젤은 "나는 종종 그림자 속에 남아 있는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들을 생각한다"며 "우리가 같은 싸움을 공유한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시련을 겪는 동안 저를 지지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BBC 방송은 이번 사건을 두고 "프랑스 전역에서 (이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며 "강간은 항상 술집이나 클럽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집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젤은 "부끄러움은 가해자들의 몫이어야 한다"며 사건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가해자들을 적극 마주하기 위해 공개 재판을 요구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6일(현지시간) 지젤을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5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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