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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대사 '공석 위기' 뻔한데... 정재호 대사, 30일 귀국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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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 출범 직후 주중국 대사에 오른 정재호 대사가 '30일 귀국'을 전제로 귀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에 내정된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여파로 사실상 부임하기 어려운 상태임을 고려하면, 당분간 '주중 대사 공석 상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 대사는 잠정적인 귀국 시점을 이달 30일로 정하고, 귀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오는 27일 대사관 내부적으로 간략한 이임식을 치른 뒤 30일 귀국하는 것을 전제로 귀임 작업을 준비 중"이라며 "정 대사의 이삿짐도 이미 서울로 다 보낸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이 소식통은 "대사의 이임은 '서울'(본국 정부)의 결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재외 공관장이 귀국하려면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다. 정 대사의 경우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만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결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 절차가 아직 남아 있는 셈이다. 공관장 이임은 당사국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일이기 때문에, 주재국(중국)의 동의를 별도로 얻지 않아도 된다.
당초 정 대사는 이달 16일쯤 이임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 14일 한국 국회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면서 정치 상황이 급변하자 귀국을 연기했다. 그리고 2주 후쯤인 오는 30일로 귀임 날짜를 다시 잡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 대사의 이임이 '주중 대사 장기간 공석'을 초래할 게 뻔하다는 점이다. 김대기 주중 대사 내정자는 중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부임 날짜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가 바닥까지 추락한 터라, 그가 임명한 대사가 중국에서 제대로 된 외교 활동을 펴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더구나 김 내정자는 윤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 인사로도 꼽힌다.
또 '인사권을 포함해 한 권한대행의 행정권 행사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국내 정치권 압박도 김 내정자 부임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 조기 대선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주중 대사직은 수개월간 공석으로 남아 있을 공산이 크다.
정 대사는 귀국 뒤 서울대 교수직에 복귀할 계획이다. 학자 출신인 만큼 자신의 '친정' 서울대에서 정년을 맞겠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의 12·3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이후에도 줄곧 귀임 날짜를 재조정하는 등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사관 안팎에서는 "후임자가 오기 어려운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자리를 떠나겠다는 건 외교관으로서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 대사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 동창으로 2022년 7월 부임했다. 중국 외교·정치를 연구해 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중 관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임기 내내 △부하 직원과의 불화 △중국과의 소통 부족 등의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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