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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한미약품 임시 주총... '시한부' 형제 경영, 출구전략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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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가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창업주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주도한 해임안건은 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돌연 주총 취소를 언급하고 물밑 대화를 요청하는 등 분쟁 전선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9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주주제안한 △사내이사 박재현 해임 건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해임 건을 두고 투표한다. 해임과 동시에 △사내이사 박준석 선임 건 △사내이사 장영길 선임 건이 안건으로 논의된다.
앞서 형제 측은 4자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의 주요 인사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와 신동국 회장을 경영진에서 축출하기 위해 주총을 제안했다. 현재 10명 구성의 한미약품 이사진에서 2명을 형제 측 인사로 교체하면 6대 4로 이사회를 장악하게 된다.
그러나 해임안 가결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자연합이 제기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17일 수원지방법원이 기각하면서 41.4%의 의결권이 해임에 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사 해임은 출석 주주 3분의 2(66.6%)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이다. 게다가 지분 10.1%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해임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ISS,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한국ESG평가원 같은 의결권 자문사들도 반대를 권한 상황이다. 결과를 판가름할 약 38% 지분의 소액주주 대다수가 이들과 반대로 찬성에 몰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임 의결을 위해서는 참석 주주 규모를 대폭 줄이는 방법뿐이지만, 빨리 분쟁을 끝내고자 하는 대다수의 소액주주들은 적극 투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임종윤 이사는 지난 13일 돌연 임시 주총 철회를 주장했다. 더 이상 주총을 통한 경영권 분쟁을 장기화하지 말아야 한다며 "임시 주총을 철회하고 모든 주주들의 신뢰 회복과 의견 수렴을 위한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임 이사 측에서는 4자연합에 물밑 대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동생 임종훈 대표와 의견이 갈리며 형제경영에 힘이 빠진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경영권 분쟁 종결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임 이사의 물밑 대화 요청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모친은 물론 회사 경영진에 대한 고소·고발이 여전히 유지돼 있고, 심지어 주총 개최를 강제하는 법원 신청도 아직 취하하지 않아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현재의 교착 상태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소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이 양측 5대 5 동수를 이룬 상황에서 지분 구조는 4자연합이 유리하다. 형제 측은 상속세 납부 등으로 지난 주총 후 지분이 줄어든 반면 4자연합은 라데팡스파트너스의 합류로 우호 지분이 과반에 더욱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형제 해임안을 포함해 분쟁에 유리한 안건이 상정될 경우 형제 측 지분으로 막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규모 백기사를 구하지 않는 이상 형제경영은 시한부에 불과해 그전에 모친 측에 화해 협상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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