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위기의 황희찬, 감독 경질이 약일까 독일까

입력
2024.12.17 19:00
구독

울버햄프턴의 황희찬과 최근 경질된 게리 오닐 감독. 로이터

울버햄프턴의 황희찬과 최근 경질된 게리 오닐 감독. 로이터

황희찬(28·울버햄프턴)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팀은 강등권으로 내몰렸고, 입지는 불안하기만 하다. 그간 벤치 멤버로 전락시킨 게리 오닐 감독이 경질됐지만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울버햄프턴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오닐 감독과 그의 코칭스태프는 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지난 시즌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경질된 이후 선임된 오닐 감독은 1년 4개월여 만에 울버햄프턴과 결별했다.

오닐 감독의 경질은 전날 입스위치와의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에서 1-2로 패배한 이후 결정됐다. 올 시즌 승격한 입스위치를 상대로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게 컸다. 오닐 감독 체제의 울버햄프턴은 동력을 잃어갔다.

울버햄프턴은 현재 강등권인 19위(승점 9·2승 3무 11패)다. 입스위치는 승점 3을 챙기면서 18위(승점 12·2승 6무 8패)에 자리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팀 내 분위기도 최악이다. 가뜩이나 강등권에 허덕이는데 주장인 마리오 르미나가 코칭스태프와 대립하는 광경이 포착돼 캡틴 완장이 박탈됐다. 오닐 감독이 끝내 경질되면서 팀은 와해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울버햄프턴의 황희찬. 로이터

울버햄프턴의 황희찬. 로이터

황희찬도 마찬가지다. 현재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이날도 후반 37분 교체 투입됐으나 슈팅 하나 기록하지 못했다. 직전 웨스트햄전은 벤치를 지켰을 뿐이다. 이번 시즌 황희찬의 골이나 도움 등 공격포인트는 '0'이다. 이대로 가다간 아예 벤치 멤버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12골 3도움으로 팀의 중심 역할을 했던 때와는 180도 달라진 입지다.

아직 기회는 있다. 새롭게 정비되는 팀에서 새로운 구상을 하는 거다. 울버햄프턴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과거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지도했던 비토르 페레이라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골키퍼 김승규도 알 샤밥에서 뛰고 있어 페레이라 감독은 한국선수들과 인연이 깊다면 깊다.

여기에 울버햄프턴은 포르투갈 출신 감독, 선수들과 자주 연결된다. 이번에도 포르투갈 출신 페레이라 감독이 물망에 오른 만큼 황희찬에게 적응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지난 2021년 황희찬을 EPL 무대로 부른 것도 포르투갈 출신 브루노 라즈 벤피카 감독이었다. 팀에는 곤살로 게드스, 토티 고메스, 호드리구 로메스를 비롯해 첼시(잉글랜드)로 이적한 페드로 네투 등이 포르투갈 출신이 많다.


프랑스 리그1 마르세유의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AP

프랑스 리그1 마르세유의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AP

이적도 위기 탈출의 한 방법이다. 황희찬은 지난 여름 프랑스 리그1 마르세유와 연결됐다. 당시 현지에선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황희찬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황희찬도 "데 제르비 감독에게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브라이튼(잉글랜드) 사령탑으로 황희찬과 EPL에서 자주 격돌했다. 그는 올 시즌 마르세유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동료인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메이슨 그린우드 등 EPL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영입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에 남는 선택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울 수밖에 없다. 선수단 분위기가 끌어오르지 못한다면, 2부리그 강등 가능성도 높다. 영국 BBC 방송은 "역대 EPL에서 2023~24시즌까지 강등권 팀이 감독을 교체해 잔류에 성공한 사례는 총 91차례 중 36차례뿐"이라고 전했다. 시간이 없는 건 아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미래를 도모할 시간은 충분해 보인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로 불리는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희찬이 2025년에도 여러 구단 영입 리스트에 올라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강은영 기자

관련 이슈태그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