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계단체 게이단렌 차기 수장에 '첫 금융계 출신' 내정

쓰쓰이 요시노부 닛폰생명보험 회장
금융계 출신으론 처음... 인사 관행 깨

일본 재계 단체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17일 차기 회장에 쓰쓰이 요시노부 닛폰생명보험 회장을 내정했다. 쓰쓰이 회장의 2018년 모습. 도쿄=교도 연합뉴스

일본 재계 단체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차기 회장에 쓰쓰이 요시노부 닛폰생명보험 회장이 내정됐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7일 보도했다. 금융계 인사가 게이단렌 회장에 오르는 것은 이 단체 역사상 처음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게이단렌은 내년 5월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도쿠라 마사카즈 현 회장의 후임으로 쓰쓰이 회장을 기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제조업계 출신이 줄곧 회장을 맡았던 게이단렌을 '금융맨'이 최초로 이끌게 된 셈이다.

지금까지 게이단렌 회장은 현직 부회장들 중 제조업계 인사를 뽑는 게 관행이었다. 일본 경제가 자동차·철강 등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2021년부터 게이단렌을 이끈 도쿠라 회장 역시 일본 대표 화학기업인 스미토모화학 회장이다.

게이단렌의 이번 파격 결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고려한 인사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닛케이는 "게이단렌이 비제조업 인사를 뽑은 것은 제조업의 틀을 넘어선, 자유로운 경제 정책 제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쓰쓰이 회장은 1954년 일본 서부 효고현에서 태어났다. 교토대 경제학부를 졸업해 닛폰생명보험에 입사했고 2011년 사장에 선임됐다. 2015년 미쓰이생명보험 인수를 통해 일본 생명보험 업계 재편을 주도했고, 이를 인정받아 2018년 4월 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부터 게이단렌 부회장으로 활동했고, 올해 일본 정부가 주도한 탈탄소 전략 핵심 기관인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추진 기구' 초대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