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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계엄 미리 준비했나... 사령관 회동서 '비상' '테러' 반복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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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년 전부터 비상계엄을 검토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구속된 사령관들의 진술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윤 대통령이 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수족 역할을 했던 사령관들과의 세 차례 회동에서 계엄 필요성을 내비쳤고, 고교 후배인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도 3, 4차례에 걸쳐 계엄에 관해 언급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사전에 계엄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어, 사령관들의 진술이 내란 혐의 관련 고의성 및 국헌문란 목적 입증을 위한 주요 증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올해 6월과 10월, 11월 세 차례에 걸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 전 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과 회동했다. 윤 대통령이 말하고 사령관들은 듣는 자리였는데, 비상계엄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곽 전 사령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이 시국에 대한 논의, 테러, 비상 상황이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곽 전 사령관이 구속되기 전에 그를 면담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지막 회동에서는 '계엄'이라는 (직접적인) 이야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도 검찰에서 비슷한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지난해 11~12월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사회 문제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며 '(이런 걸 해결하기 위해선) 계엄이나 비상조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의중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윤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던 시점이다. 다만 여 전 사령관 측은 "윤 대통령이 왜 계엄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 현안에 대해선 언급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에도 여 전 사령관에게 3, 4차례 계엄을 언급했다고 한다. 여 전 사령관은 이에 올해 5~6월쯤 윤 대통령에게 "계엄은 전시에 하는 것이지 평시에 하는 게 아니고, 요즘 군인들이 계엄을 받아들일 리 없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여 전 사령관 측은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전역밖에 방법이 없었고, 전역해도 부하들에게 책임이 넘어가는 상황이었다"며 "지시를 이행해야 하지만 속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마음이 혼재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이전에도 계엄을 검토하거나 준비한 정황은 향후 법정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번 비상계엄이 "감사원장 등 탄핵, 예산 편성 등 야당의 국헌문란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계엄을 검토하고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공안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계엄의 목적이 '김건희 리스크' 같은 사적 동기나 정파적 이유라면, '나라를 위한 통치 행위'였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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