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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에 아이유 신고하자"...탄핵 집회 후원 연예인 '불똥'

입력
2024.12.17 16:20
수정
2024.12.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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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 우파, 커뮤니티 글 게시
연예인 리스트 공유하며 '불매' 유도

가수 아이유.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아이유.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12·3 불법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해 온 강성 우파 지지층이 탄핵 촉구 집회에 동참하거나 후원한 연예인들의 명단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해당 연예인들이 광고 모델인 기업 상품을 불매하자고 촉구하거나 심지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신고하자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CIA에 신고하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다'는 가짜 뉴스에 기반한 행위로 보인다.


'CIA 아이유 신고하고 인증하자' 커뮤니티에 게시글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엔 'CIA에 아이유 신고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CIA 홈페이지 캡처 사진과 함께 누리꾼들의 신고를 독려하는 취지로 "(신고) 인증 릴레이를 하자"고 적었다. 다만 이 게시글은 17일 현재 삭제된 상태로, 실제로 작성자가 CIA에 신고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 아이유를 CIA에 신고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 아이유를 CIA에 신고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아이유가 광고 모델을 맡고 있는 기업 리스트를 만들어 '불매운동'을 하자는 글도 확산되고 있다. 이들이 아이유를 타깃으로 삼은 것은 아이유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에 참가하는 팬들을 위해 음료와 음식 등을 미리 결제해 제공하는 '선결제' 후원에 동참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는 아이유뿐 아니라 그동안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했거나 집회에 '선결제' 등으로 후원한 연예인의 명단을 '블랙리스트'로 만들고, 'CIA에 신고하자'고 촉구하는 이미지도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확산 중인 아이유 광고 기업 불매운동 포스터.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에서 확산 중인 아이유 광고 기업 불매운동 포스터. 커뮤니티 캡처


CIA에 '반미주의자' 신고하면 입국 금지? 가짜 뉴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반미(反美)주의자를 신고하면, CIA가 신고 대상자에 대해 미국 입국을 영구 금지하고 자녀 유학도 전면 금지 조치한다'는 한 매체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신고를 독려하고 있다. 2018년에 작성된 해당 보도는 "신고는 한국 정부를 거치지 않고 미국 CIA에 직접 접수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예전에도 신빙성이 없는 가짜 뉴스라고 지적받은 적 있다. JTBC는 2018년 12월 팩트체크를 통해 △CIA가 해당 내용을 발표한 적 없는 점 △주한 미국대사관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점 △비자·체류 업무는 CIA가 아닌 국무부가 담당하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주장을 가짜뉴스로 판단했다. 매체는 "해당 뉴스는 2016년 일간베스트에서 한 이용자가 특정인을 CIA에 신고하고 인증샷을 올린 뒤 이를 모방하는 사례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CIA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신고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다. 실제로 보수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CIA 신고' 링크에 접속하면 "미국 외 지역에서 이 웹사이트를 방문해 문의하면, 미국 인터넷 개인정보 보호법을 준수하지 않는 보안·정보기관 또는 제3자의 감시를 받을 수 있다"며 "집이나 직장 컴퓨터를 사용해 신고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는 경고문이 나온다.

16일 디시인사이드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연예인 리스트'가 게시됐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16일 디시인사이드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연예인 리스트'가 게시됐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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