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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보고 알았다"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내란 혐의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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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계엄사령관에 임명됐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17일 구속됐다. 그는 "TV를 보고서야 계엄을 알았다"며 자신은 '허수아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육군참모총장이 구속된 것은 1979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당시 정승화 총장 이후 45년 만이다. 박 전 총장이 구속되면서 이번 사태에 연루된 군 최고위급 수뇌부는 사실상 모두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박 전 총장을 구속했다. 그는 군사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포기 의사를 밝히고 출석하지 않았다.
박 전 총장은 비상계엄 당일인 3일 밤 계엄사령관에 임명된 후 자신 명의로 된 계엄포고령 제1호를 공표했다. 포고령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위반 시 계엄법 위반으로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포고령을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달하면서 국회를 통제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총장은 4일 오전 계엄 해제 이후 공개석상 등에서 줄곧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국회 현안 질의 등에 출석해 "(계엄 선포를) TV에서 대통령 담화를 보고 알았다"거나 "국회 등에 군부대 투입을 명령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병력 배치·이동 등 사전 움직임을 몰랐고, 포고령을 직접 작성하지 않았으며, 전달받은 대로 발표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계엄 준비·실행까지 모든 단계에서 자신은 배제됐다는 취지다.
그러나 박 전 총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도 나왔다. 그는 국회에 출석해 계엄 선포 6시간 전인 3일 오후 4시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독대했으며 "저녁 9시 40분까지 장관 대기실에 와있으라"는 지시를 받아 근무지인 계룡대 육군본부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독대 당시 대화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계엄 선포 전에 이미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검찰은 계엄군 내 그의 위상에 주목했다. 계엄사령관을 맡은 박 전 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하고 직접 지휘한 김 전 장관과, 후속 조치를 수행한 '핵심 사령관 3인방'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수동적 위치에만 있었던 게 아니라는 얘기다. 검찰은 지난 8일과 14일 박 전 총장을 불러 포고령 발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박 전 총장 구속으로 계엄군 지휘부 수사는 사실상 큰 틀에서 마무리됐다. 계엄 당시 병력을 동원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 핵심 사령관들도 이미 모두 구속됐다. 이들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군 투입 및 주요 인사 체포와 관련해 직접 지시를 받았다고 실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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