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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학살 ICJ 소송 동참이 '반유대주의'라는 이스라엘… "주아일랜드 대사관 폐쇄"

입력
2024.12.16 15:42
수정
2024.12.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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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가자 전쟁 ICJ 소송 동참 결정
'전쟁범죄' 혐의 제기된 이스라엘 '발끈'


15일 가자지구 중부 데이브 알발라에 있는 난민 캠프에서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이스라엘 공습 피해 조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데이브 알발라=로이터 연합뉴스

15일 가자지구 중부 데이브 알발라에 있는 난민 캠프에서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이스라엘 공습 피해 조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데이브 알발라=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아일랜드 주재 대사관을 폐쇄했다. 아일랜드가 반(反)유대주의적 언행을 일삼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혐의를 제기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소송에 아일랜드가 동참하자 강력한 불만을 표한 것이다. 아일랜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시작한 후 민간인 희생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에 줄곧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지난주 아일랜드는 ICJ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남아공의 법적 조치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며 "아일랜드가 이스라엘에 대해 사용한 행동과 반유대주의적 수사는 유대국가의 불법화와 악마화, 그리고 이중 기준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아일랜드가 "국가에 의한 집단학살 구성에 대한 해석을 확대해 달라"는 요청과 함께 ICJ 소송 동참 의사를 밝히자 외교관계 일부 단절로 대응한 것이다. 사르 장관은 "이스라엘과의 모든 관계에서 아일랜드는 모든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9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친팔레스타인 집회가 열리고 있다. 더블린=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9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친팔레스타인 집회가 열리고 있다. 더블린=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아일랜드와의 양자 관계에 투입했던 외교 자원을 다른 국가로 돌릴 계획이다. 사르 장관은 "내년 몰도바에 대사관을 새로 열고자 부지 선정 및 대사 인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아일랜드가 국가로서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공식 인정하는 것으로 '두 국가 해법'에 힘을 실었을 때 이미 아일랜드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며 항의한 적이 있다.

아일랜드는 이스라엘 결정을 비판했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는 엑스(X)에서 "이스라엘의 결정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마틴 아일랜드 외무부 장관은 아일랜드가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폐쇄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아일랜드와 이스라엘은 외교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며 그것(외교 관계 유지)에는 근본적인 사안에 대해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을 권리가 내재돼 있다"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영국의 가장 오래된 식민지였던 아일랜드는 유럽 내 다른 국가들과 달리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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