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설비 점검 50대 노동자 사망… "가스 누출 추정"

홀로 가스 누출 점검하다 사고
"지난달에도 가스 유출 발생"

충남 당진시의 현대제철 당진공장 전경.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설비 점검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사망해 경찰과 노동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3일 경찰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2분쯤 충남 당진시 송악읍 당진제철소에서 A(59)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 직원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기계설비를 담당하는 A씨는 사고 당시 제강공장 외부 설비를 점검하기 위해 현장에 나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설비는 제철 용해 과정에서 생기는 질소나 일산화탄소 등이 통과하는 배관이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장소에서는 지난달에도 가스 유출이 있었다. A씨는 이곳에서 홀로 가스 누출을 점검하는 작업을 하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퇴근 시간이 지나도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자 직원들이 현장에 가 쓰러진 A씨를 발견해 신고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A씨는 간이 산소통을 소지하고 마스크를 쓴 상태였다.

경찰은 질식에 따른 사망이라는 의료진 설명을 토대로 A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을 상대로는 자세한 사고 경위와 업무상과실치사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한 50대 하청업체 노동자 추락 사망사고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받았다. 2022년 3월에도 당진제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금속을 녹이는 대형 용기에 추락해 숨진 사고로 대기업 중 처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현대제철은 "당국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