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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 '송국리 유적'서 청동기 성토층 발견됐다

입력
2024.12.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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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시대 대규모 성토층 발굴
두 줄로 늘어선 나무기둥열 주목

충남 부여군 관북리 유적군의 17차 조사 지역.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충남 부여군 관북리 유적군의 17차 조사 지역.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사적인 충남 '부여 송국리 유적'에서 청동기시대 대규모 성토층이 발견됐다. 지반 강화를 위해 흙을 켜켜이 다져 쌓은 성토층은 넓은 땅을 조성할 때 주로 쓰인다.

국가유산청은 부여군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가 진행 중인 부여 송국리 유적지 발굴 조사에서 인공적으로 조성한 성토층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송국리 유적은 청동기시대 중기의 대표적 농경 유적으로, 그간 조사에서 타원형 구덩이와 원형 집자리, 목이 외부로 벌어진 큰 항아리, 삼각형 돌칼, 유구석부(有溝石斧·머리 부분에 홈이 팬 자귀 모양 석기) 등이 발굴됐다.

이번에 발굴된 성토층은 1,000㎡에 이르는 넓은 면적으로, 다양한 재질의 흙이 사용됐다. 조사단에 따르면 평탄화를 위해 경사면 위쪽 풍화암반층을 깎아내고, 그렇게 나온 흙을 경사면에 쌓아 면적을 넓힌 것으로 추정된다. 대지 조성과정에서 만들어진 긴 도랑 모양의 구상유구(溝狀遺構·도랑 형태의 유적) 7기도 발견됐다. 내부는 회색, 적색 등 점토 덩어리로 메워져 있었다고 조사단은 전했다.

제의 통로로 추정 흔적도 찾아

충남 부여군 관북리 유적에 남은 수레바퀴 자국.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충남 부여군 관북리 유적에 남은 수레바퀴 자국.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제의 통로로 보이는 대형 나무기둥열(木柱列·목주열)도 발견됐다. 나무 기둥 구멍이 열을 지어 200m에 걸쳐 길게 나 있는데, 모두 북쪽에 있는 석관묘를 향한다. 학계는 이 통로가 지상식 가옥, 목책(구덩이를 파고 나무 기둥을 박아 만든 방어시설), 의례 시설 등 다양한 시설의 축조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한다.

조사단 관계자는 "석관묘는 비파형 동검, 동착(銅鑿·청동제 끌, 홈을 파거나 구멍을 뚫는 목공용 도구), 관옥(管玉·구멍을 뚫은 짧은 대롱 모양 구슬) 등 권위를 상징하는 유물들이 발견돼 마을 지배자가 묻혔다고 추정된다"며 "나무기둥열은 무덤군으로 향하는 제의를 위한 통로시설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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