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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전에 아시아신기록 세워 저도 놀랐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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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에 연연하기보다는 10월에 세운 제 기록을 깰 겁니다. 그러면 입상에 더 가까워지겠죠?"
지난 10월 인천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 경영월드컵(쇼트코스, 25m) 2차 대회 남자 자유형 50m 아시아신기록(20초80)을 세운 지유찬(22·대구시체육회)은 여전히 배고팠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쇼트코스 세계수영선수권 대회(10~15일)를 앞두고 지난달 29일 한국일보와 만난 그는 "(인천 월드컵 우승 직후 열린) 싱가포르 월드컵 때는 힘이 들어가 결승에서 8위에 그쳤는데, 이번에는 인천에서 기록을 세웠을 때처럼 도전자 입장에서 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자유형 50m에서 한국신기록(21초72)으로 깜짝 우승하며 한국 수영 단거리 간판으로 떠오른 그는 올해 부침을 겪었다. 세 차례(2022~24) 롱코스(50m)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험을 쌓은 뒤 출전한 첫 올림픽 무대인 파리올림픽에서 28위(22.16초)에 그치며 예선 탈락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했을 때도 큰 부담이 없었는데, 올림픽은 경기장에 들어설 때부터 다른 시합과는 완전히 느낌이 달랐어요. 많이 긴장했고, 너무 잘하려다 보니까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어요. 후반 레이스도 조금 아쉬웠고요. 심리적인 요인이 정말 크더라고요."
그리고 석 달 만에 출전한 경영월드컵은 예선에서 한국신기록(20초95)을 세우더니 결선에서 아시아신기록으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그는 "쇼트코스 대회는 첫 출전이라 그렇게 좋은 기록이 나올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훈련이나 국내, 국제대회를 모두 50m 경기장에서만 치러서 쇼트코스는 기록도 없고, 경기 감도 없었거든요.(웃음) 대회 전에 쇼트코스 경기장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었는데 전국체전(10월 17~23일)이 끝난 직후라 기회도 없었어요."
지유찬을 지도하는 염동현 대구시체육회 수영 감독의 말은 달랐다. 염 감독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대했었다"고 말했다. 단거리는 피지컬(체격)이 중요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190㎝, 2m가 많지만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편인 지유찬(176㎝)을 비롯한 단신 선수들이 쇼트코스에서는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것으로 봤다는 얘기다.
"단신 선수는 순발력과 탄력이 좋은 편인데 지유찬은 비슷한 신장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도 더 좋아요. 0.5초대인 빠른 스타트로 입수한 뒤 그 힘을 살려 물속에서의 돌핀킥도 세계 정상급에 뒤처지지 않거든요. 또 롱코스와 달리 쇼트코스에서는 25m 지점에서 턴을 1회 해야 하잖아요. 직선 주로에서는 체격이 작아 밀릴 수 있지만 키 큰 선수보다 민첩하게 돌고 그 탄력을 기반으로 다시 돌핀킥으로 차고 나오니까 유리하다고 봤어요. 다만 전국체전이 끝난 뒤 1주일 만에 대회가 열려 피로 누적이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잘 이겨냈죠."
지유찬은 광주 화정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수영을 했다. "수영부 모집 공고를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 부모님 허락을 받고 지원했어요. 소년체전 자유형 50m에서 입상도 했고요. 중학생 때는 성적이 저조했어요. 키가 작아 성장 속도가 빠른 다른 선수들과 체격 차이가 컸거든요. 그래서 잠시 장거리인 400m, 800m로 전향했죠. 그런데 고교 때 저도 키가 자라 50m 종목에 출전했는데 성적이 잘 나와 단거리를 선택했어요."
그는 "단거리에 키가 크면 유리하지만, 작다고 안 할 이유는 없다"며 "키가 작으면 스트로크(팔젓기)를 더 빨리해 큰 선수를 따라잡으면 된다"고 했다.
그래도 아직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의 격차는 엄연한 현실. 특히 파리올림픽 자유형 50m 우승자인 호주의 캐머런 매커보이(30)를 롤모델로 꼽으며 "완벽한 수영으로 기복 없이 꾸준히 성적을 내 본받고 싶다"고 했다. "단거리와 중거리인 50m, 100m, 200m를 다 뛰며 우수한 성적을 내는 선수인데, 도쿄 올림픽 이후 체질을 50m 스프린터 전용으로 바꾸더니 올림픽에서도 우승하더라고요. 적지 않은 나이에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지유찬은 대회에 항상 빨간 수영모를 쓰고 출전한다. 어느새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경기를 분석할 때 눈에 잘 띄려고 고등학교 때부터 빨간 수영모를 썼어요. 자세 교정 등에 잘 활용하고, 열심히 연습하니까 기록도 좋아지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항상 빨간 수영모를 써 루틴처럼 됐네요."
이번 대회에서도 빨간 수영모를 쓰고 출전할 지유찬은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5시 자유형 50m 예선을 치른다. 준결선(15일 새벽 1시 30분)과 결승(16일 새벽 1시 30분)은 기록에 따라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TVN스포츠 채널이 대회를 생중계한다. "롱코스 세계수영선수권과 올림픽에서 자유형 50m 결승 진출이 장기 목표"라는 그는 이번 대회에도 배수진을 쳤다. 전 대회(2022년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 우승자 조던 크룩스(케이맨제도), 준우승자 밴 프라우드(영국), 3위 딜런 카터(트리니다드토바고) 등 최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해 자웅을 겨루기 때문.
"전에는 접영 50m도 출전했는데 이번엔 자유형 50m에만 전념하려 이 종목만 출전해요. 모든 걸 쏟아부을 겁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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