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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 속 공포, '계엄 사태' 한국과 다르지 않아" 황동혁 감독의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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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입구엔 외국인 20여 명이 기다랗게 줄을 서 있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외신 취재진이었다.
넷플릭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제작발표회와 오후 8시 같은 곳에서 열릴 팬 이벤트 행사엔 미국과 아르헨티나 등 북·남미와 영국, 스페인 등 유럽 22개국에서 온 취재진과 인플루언서 160여 명이 참여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발의 등으로 한국이 정치적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지만, 한류를 대표하는 K콘텐츠의 출시 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해외에서 한국을 찾은 행렬이 이어진 것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은 2021년 공개 후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가 시청한 드라마'란 진기록을 세웠고, 그 세계적 관심 속에 지난달 공개한 시즌2 티저 영상은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예고편 중 최고 조회수(1,887만 건)를 기록했다. 시즌2는 26일 공개된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2 2분여의 공식 예고편을 보면, 배우 임시완과 그룹 빅뱅 출신 탑 등이 코인(암호화폐) 투자 실패로 큰 빚을 지고 게임에 뛰어든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이 자본주의 사회의 그늘을 큰 틀에서 비판했다면, 시즌2는 경제적 파탄에 빠진 청년 문제를 파고든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황동혁 감독은 "시즌1 대본을 쓸 때만 하더라도 사회적 실패를 겪고 빚을 지려면 나이가 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코로나 팬데믹 후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더욱 무너지고 청년들이 '코인 투자 열풍'에 뛰어들며 일확천금에 기대는 것을 보며 청년 세대의 고충과 문제를 담아내고 싶어 젊은 참가자를 많이 기용했다"고 달라진 연출 배경을 들려줬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3년 전 이 게임에서 우승한 주인공 기훈(이정재)이 사람 목숨을 담보로 456억 원의 상금을 건 잔혹한 서바이벌이 반복되는 걸 막으려는 과정을 다룬다. 게임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은 계속 게임을 이어갈지와 중단할지를 결정하는 'O·X 투표'를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두 편으로 쪼개진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 속 게임 상황과 '계엄 사태'로 혼란에 빠진 한국의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의) 계엄 발표를 믿을 수가 없어서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하고 TV로 뉴스를 계속 봤다"며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공포와 불안 그리고 (대통령 탄핵 발의 등을 통한) 정치·사회적 대립과 분열을 '오징어 게임' 속 세상과 연결해 볼 수 있는 장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1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달고나 뽑기' 등 추억의 게임을 활용한 황 감독은 시즌2에 한국적 요소를 부각하기 위해 무당 캐릭터(선녀·채국희)도 새로 넣었다.
시즌2엔 성소수자 캐릭터도 처음으로 등장한다. 특전사 출신 트랜스젠더 현주(박성훈)다. 황 감독은 "시즌1에서 외국인 노동자 캐릭터를 등장시켰듯 시즌2에서도 마이너리티(사회적 소수자)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며 "세상에서 핍박받고 소외당하는 성소수자이지만, 아비규환의 게임에서 무엇인가를 지켜가는 모습으로 연대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정재는 "시즌2 게임에서 새롭게 만나게 되는 인물과 시즌1에서 기훈이 알던 인물들과의 설정이 상상 이상"이라며 "반드시 게임을 멈춰야 한다는 일념으로 게임 참가자를 모집하는 '딱지남'(공유)을 1년 동안 찾아다니는 등 기훈의 확연한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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