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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범죄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입력
2024.12.13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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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마이클 카닐(Michael Carneal)- 2

형사미성년자의 범죄와 재판을 소재로 한 2022년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 심판'의 한 장면. 넷플릭스

형사미성년자의 범죄와 재판을 소재로 한 2022년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 심판'의 한 장면. 넷플릭스

(이어서) 켄터키주 웨스트퍼듀카 고교생 마이클 카닐은 알려진 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10대였다. 학교에서도 도드라지게 인기 있거나 따돌림을 당한 적도 없었다고 알려졌지만, 그는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었고 반 친구들이 자신을 게이라고 거짓으로 놀린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12월 1일 그는 누나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등교했다. 그의 무릎 위에 놓인, 담요로 싼 묵직한 짐이 뭐냐고 누나가 묻자 그는 수업 준비물이라고 답했다. 그 안에 든 건 소총 두 자루와 산탄총 한 자루였다. 카닐은 22구경 권총도 따로 소지하고 있었다. 총은 모두 몇 주 전 아버지의 옷장과 이웃집 차고에서 훔친 거였다.

등교 직후 그는 미리 준비한 귀마개를 꽂고 수업 전 기도회를 마치고 로비에 모인 급우들을 향해 권총으로 약 3m 거리에서 11발을 정조준해 발사했다. 그는 잠시 주춤하던 사이 현장의 다른 학생에 의해 제압당했다. 콜럼바인 고교 학살사건보다 16개월 앞선 사건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The Basketball Diary’에서 힌트를 얻어 범행을 계획했고, 비디오 게임으로 사격 방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21개 엔터테인먼트사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의 사물함에서 스티븐 킹이 1977년 리처드 바크만이란 필명으로 출간한 소설 ‘Rage’가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킹이 출판사에 요청해 책을 절판시키기도 했다.

최소 25년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그는 만 39세 때인 2022년 가석방을 신청했다. 변호사는 당시 10대였던 그가 진단되지 않은 편집성 조현병과 고교 진학 후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가석방위원회는 비공개 회의를 거쳐 “공공 안전과 피해자 권리 등을 위한 결정”이라며 그의 가석방을 불허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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