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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자성어로 '도량발호' 뽑은 교수들···"날뛰는 권력, 국민 삶 팍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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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뛰다'라는 뜻의 '도량발호'(跳梁跋扈)를 꼽았다.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 이전에 진행된 투표임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한 현 상황과 맞아떨어진다는 평이 이어졌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0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도량발호'가 41.4%(450표)의 지지를 얻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도량발호는 '도량'(거리낌 없이 함부로 날뛰어 다님)과 '발호'(권력이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뜀)로 각각 달리 활용되던 고어가 붙어 만들어진 단어다.
교수신문은 도량발호를 선정한 이유로 "권력자들이 그동안 자신이 권력의 원천인 것처럼 행동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량발호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권력을 사유화하는 위정자가 많을수록 국민의 삶은 팍팍하고 고단하다"며 "최악의 사례가 3일 대한민국을 느닷없이 강타한 비상계엄령"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이름으로 국민을 겁박하는 야만적 행위가 아직도 가능하다는 게 섬뜩하고 참담하다"며 "우리 사회 권력자들은 국민이 그 권력을 다시 회수하기 전에 권력의 취기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은 비상계엄 선포가 있기 직전인 2일까지 진행됐다.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 선정 과정에 비상계엄 선포 사태만이 반영된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도량발호를 선택한 교수들은 해당 사자성어 추천 사유로 각각 △윤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의혹과 친인척 보호 △정부·기관장의 권력 남용 △검찰 독재 △굴욕적인 외교 △경제에 대한 몰이해와 국민 삶에 대한 무관심 △명태균·도술인 등 사인에 의한 나라 분열 등을 추천 사유로 꼽았다.
2위에는 28.3%(307표)의 지지를 받은 '후안무치'(厚顔無恥)가 올랐다.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으로 김승룡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가 추천했다. 이어 3위에는 '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는 뜻의 '석서위려'(碩鼠危旅)가, 4위에는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뜻의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가 각각 자리했다. 5위는 '본이 서야 길이 생긴다'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이었다.
교수신문은 매년 12월 교수들의 추천과 투표를 거쳐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한다. 올해도 20명의 추천위원단으로부터 19개의 사자성어를 추천받은 뒤 위 5개 후보를 확정했다. 투표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8일간 이메일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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