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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5일간 세상과 단절”…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이야기’ 전시

입력
2024.12.0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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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평화재단, 내년 5월까지
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서 개최

제주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이야기’ 전시장을 찾은 학생들이 보스니아 내전 때 발레리나를 꿈꿨던 어린이가 신었던 발레슈즈를 관람하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제주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이야기’ 전시장을 찾은 학생들이 보스니아 내전 때 발레리나를 꿈꿨던 어린이가 신었던 발레슈즈를 관람하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제주4·3평화재단은 2025년 5월 6일까지제주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이야기’ 전시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4·3평화재단과 서울역사박물관, 보스니아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박물관(War Childhood Museum)이 함께 마련한 이번 전시는 1992년 4월 6일부터 1996년 2월 29일까지 1,425일간 지속된 포위전을 겪은 보스니아 사라예보 어린이들의 일상을 당시 어린이들이 사용했던 물건들을 통해 재현한다. 특히 발레리나를 꿈꾸던 소녀의 발레 슈즈, 기네스 세계신기록에 오른 전쟁 지원품의 포장지, 친구와 나누었던 우정 목걸이, 포탄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 만화책,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맛본 오렌지 껍질을 붙여 놓은 일기장, 포위된 도시에서 물을 떠서 나르던 물통 등 세상과 단절된 채 겪어야 했던 전쟁의 고통과 전쟁 이후 삶을 헤쳐나가는 어린이들의 회복력을 보여준다.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박물관’은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Sarajevo)에 있는 전문 박물관으로, 전쟁 등 분쟁을 경험한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세계에서 유일한 박물관이다.

김종민 4·3평화재단 이사장은 “사라예보 어린이들의 강인한 의지와 회복력은 4·3을 겪은 유족들의 어린 시절의 삶과도 너무나 닮았다”며 “앞으로도 참혹한 시기 속에서도 희망을 만들어낸 일상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당시의 고통을 조명하고 이를 극복해내고 있는 제주의 위대한 역사를 전 세계와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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