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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들 탄핵 동참 와중에..."제가 목소리를 왜 내요" 임영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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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임영웅이 "정치인도 아닌데 탄핵에 왜 목소리를 내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봉준호 감독 등 문화예술인들의 탄핵 촉구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최정상급 가수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연예인들에게 정치적 침묵을 강요해 온 사회 분위기 영향이라는 의견도 있다.
임영웅은 온 국민이 마음을 졸이며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지켜보던 7일 오후 6시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반려견과 찍은 사진과 함께 반려견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한 SNS 이용자가 임영웅에게 보낸 다이렉트(DM) 메시지를 공개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이 이용자는 임영웅이 반려견 생일 축하 글을 올린 데 대해 "이 시국에 뭐하냐.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 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임영웅은 "뭐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답했다. 온라인에서는 "너무 경솔했다"는 시각과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이 맞서며 논쟁이 이어졌다. 임영웅의 소속사는 8일까지 언론의 연락을 받지 않았고, 입장도 내지 않았다.
임영웅 논란은 정치 발언 등 연예인의 모든 언행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우리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외국과 달리 연예인에게 공인에 버금가는 높은 사회적 지위를 부여한 후 음주운전, 마약 등에 엄격한 윤리적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배우 김규리가 2009년 광우병 파동 당시 '청산가리' 발언으로 오랫동안 고통받았고, 가수 김윤아가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를 비판한 후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비난받는 등 정치 발언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도 강하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말 한마디로 두고두고 낙인이 찍히다 보니 연예인들이 더욱 방어적으로 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 중에서도 영화인들은 사회문제에 비교적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 온 반면 가수들은 집단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 임영웅은 특히 팬 대다수가 보수 지지자가 많은 중장년층이라 관련 발언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성상민 대중문화평론가는 "목소리를 내지 않기로 한 것은 임영웅의 선택"이라며 "침묵하는 이들보다 목소리를 낸 대중문화인들에게 귀 기울이며 이들이 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걸 고민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임영웅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국민적 분노와 불안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인 만큼 DM에 무대응해야 했으며, 국민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안에 "정치인도 아닌데 왜 목소리를 내냐"고 한 것도 옳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안은 정치적 찬반이나 윤리 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 김헌식 중원대 특임교수는 "계엄은 윤리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범법의 문제인데 '내가 왜요'라고 되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중은 '국민으로서 우리는 계엄으로 힘든데 너는 행복해?'라며 집단 분노하는 것"이라며 "임영웅이 사과하지 않으면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대중의 분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계엄 사태 이후 대중문화계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MBC·SBS·tvN 등의 방송사는 예능 프로그램을 결방하고 뉴스 특보나 강연 프로그램 등을 내보내고 있다. 국민이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봉준호 감독, 배우 문소리 등 영화계 관계자 2,500여 명은 7일 윤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배우 고아성, 이엘 등은 SNS에 여의도 집회에 참석한 사진을, 가수 이승환은 "'국민의 힘' 의원 나리님들, 내란의 공범임을 자처하시는 모습 잘 보았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아이즈원 출신 가수 이채연은 임영웅 발언을 겨냥한 듯 "정치 얘기할 위치가 아니라고? 연예인이니까 목소리 내는 거지"라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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