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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비겁한 퇴장'에 "어서 돌아와 달라"... 의원들 이름 차례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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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은 어서 돌아와 주십시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된 7일 본회의장.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 자리는 텅텅 비어 있었다.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안철수 의원만이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김건희특검법 재표결만 서둘러 마친 뒤 우르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 위한 '비겁한 퇴장'이었다. 앞서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김건희특검법 모두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단상에 올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보고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 이름을 한 명, 한 명 차례로 부르기 시작했다. 특히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참석했던 국민의힘 18명 의원에 대해 특별히 설명하며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에 함께했던 18명 국민의힘 의원님들은 어서 돌아와 달라. 기다리겠다"고 각별히 호소했다. 민주당 의원들 전원이 기립한 가운데 박 원내대표의 선창에 따라 여당 의원들의 이름을 다함께 외쳤고, 국회 앞에 모여 있던 시민들도 본회의장 중계 화면을 지켜보며 따라서 연호했다.
반헌법적 비상계엄으로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대통령 탄핵안에 동참하지 않은 여당 의원들 이름이 역사에 박제되는 순간이었다. "헌법기관으로서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는 데 동참해달라"는 간절한 호소가 통했던 것인지,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뒤늦게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투표를 마치고 나온 김상욱 의원이 자리에 착석하자, 야당 의원들이 모여들어 악수를 나누거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김 의원은 "투표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 (표결에) 참여했지만, 당론에 따라 탄핵안에 동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 보수 역시 헌정질서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국회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이다"며 "국회법에 따르면 당론보다 중요한 게 소신이다. 헌법기관에 따라 판단해주시길 바란다"며 여당 동료 의원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부당한 비상계엄을 저지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와 민주주의 문제를 바로 세우는 문제"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우 의장은 "투표에 참여조차 하지 않는 이 모습을 역사와 국민, 세계가 어떻게 평가할 것 같으냐. 책임질 수 있느냐. 두렵지 않느냐"면서 여당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호소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의결정족수인 200명(재적의원 3분의 2)에 못 미칠 경우 '투표 불성립'으로 탄핵안은 자동 폐기된다. 이에 우 의장은 탄핵안 투표 종료 선언을 보류한 채 여당의 복귀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표결 시작 3시간이 지난 "9시 20분까지 표결에 참여해달라"고 최후통첩을 날렸지만, 국민의힘은 끝내 투표 의사 불참을 통보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은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채 폐기됐다.
앞서 김건희특검법 표결만 참여하고 중간에 꼼수 퇴장한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항의와 비난에 시달리는 수모를 겪었다. "내란 공범", "역사와 헌법 앞에서 부끄럽지 않느냐"고 거세게 항의를 받은 다수의 여당 의원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본회의장 정문이 아닌 옆문으로 빠져나가며 얼굴을 가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야당 보좌진은 본회의장 밖으로 빠져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부역자"라고 소리치며 스크럼을 짜고 막아서기도 했다.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을 국회에 보고했던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표결 결과도 지켜보지 않고 떠났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재의결 법안을 요청한 국무위원이 결과도 보지 않고 자리를 뜨는 것은 매우 오만한 행위"라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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